3막. 보름
신성한 캐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차가운 공기 속에서 반짝이는
연말의 크리스마스
나는 어릴 적부터
이 날만큼은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늘에서 흩날리는 솜털 같은 눈송이들은
마치 나를 위한 이불처럼
내 머리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았고,
거리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는
따스한 파도처럼 내 마음을 적셔주곤 했지요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붉은빛과 황금빛으로 물든 거리들을 걸었던
그 어린 날의 기억은
지금도 내 가슴 어딘가에
황금색 불씨로 남아
성탄절마다 되살아납니다.
지금의 크리스마스는
그때처럼 설렘 가득한 동화 속 장면은 아닙니다만,
그 순간의 추억은 매년 조용히 나를 찾아와
내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고는 합니다.
눈이 내리는 어느 성탄절 밤.
비록 차가운 공기가 손끝을 시리게 할지라도
어느 가족의 마음 속에는
따스한 얼음방울이 맺혀 있을 겁니다.
그 작은 방울은 분명
사랑과 추억의 온기로 빛나고 있을 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