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넝쿨

by U BAE

1

담장 너머로

함께 꿈꾸는 세상 있으리

밀고 당기고 가다 보면

그 꿈에 닿으리


나에게 거대한 벽이 마주하고

눈앞에 선 담은 높기만 하지

그래도, 그래도 우리

어깨 같이하고

취산(聚繖)의 꽃을 피워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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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담쟁이 혼자 오르고 있다

사막 같은 벽이 말했다

더 차갑게

ㅡ이제 벽이 돼.


갈 길은 멀고, 그 담쟁이

팔랑팔랑 심장이 뛴다

동무 따라 그만 멈출까

유혹 뿌리치고 한걸음 가 볼까

푸른 망설임이 인다


산 넘고 강 건너 그 세상에 설지라도

혼자 살아 낼 수 없기에

그 세상,

함께 꿈꾸는 세상이기에




[작가 노트]

*취산(聚繖): 담쟁이넝쿨의 꽃차례. 여러 꽃이 서로의 어깨를 괸 채 무리 지어 피어나는 모양에서 함께의 온기를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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