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굽는 아침, 그리고 남은 말들

by U BAE

그 남자, 그 여자는 빵을 참 좋아한다.

앞차에 대고 빵빵거리지 않는 남자와

통장이 빵빵하지 않은 여자는

빵이 떨어지면 빵! 빵! 할 만큼 빵을 좋아한다.


여자는 빵값이 많이 올랐다며

이천삼백오십 원을 주고 밀가루 한 봉지를 샀다.

하루가 막 시작될 무렵

부엌에서 치아바타를 굽는다.


막 구운 빵을 식히며 들고 오던 여자는

―다음엔 이스트를 더 넣어야겠네.


그런대로 맛있게 먹던 남자는

여자가 또 이스트를 좀 더 넣어야겠다고 하자

이제 이스트는 그만 넣고

웨스트를 좀 넣어 보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한 덩이의 빵을 보다 크고

골고루 빵빵한 덩어리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그 여자,

아침 공기처럼 잠깐 눈을 흘기더니

이내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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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웃음 코드」


그 이야기야말로 웃기지도 않다고 다짐한 내가

낮에 이어 밤에도 실없는 농담을 해 대자

여자는 잠이 들었다, 화를 내다 잠이 들었다


싱싱한 빛살이 동동 낙화한 커피를 마시며

지난밤 꿈에 나랑 대판 싸웠다고 했다


서로 잘 자, 한 오늘 밤

날름 입맛을 다시다

초승달 같은 염화미소(拈華微笑)를 짓고는

당신, 꿈에 자는 나 깨워서 싸우지 말자고 했더니

까르륵까르륵 잠이 깨도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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