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의 힘

최근 법조비리 기사를 읽고

by 문석주 변호사

어제 연달아 두 개의 법조비리 기사가 나왔다. 하나는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의 저자 장승수 변호사가 불법 명의대여로 인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기사이고 다른 하나는 법조브로커를 통해 400억 원의 수임료를 챙기려고 한 전직 부장검사가 법조브로커에 연루되어 구속되었다는 기사였다.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제목의 책은 출간 당시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다.(공부가 쉬웠다니....그것도 제일;;;;;)도발적인 제목의 그 책은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필독도서로 지정되었고 학생들을 위한 자기계발서의 바이블이 되었다. 어느 누구 집이나 공부가 제일 쉬웠다는 책은 있었고 공부 좀 한다하는 친구들 대부분은 장승수가 본인의 롤모델이었다. 그렇게 한시대를 풍미했던 장승수 변호사가 불법 명의대여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기사는 나에게도 충격이었다.


일반적으로 변호사의 명의대여는 개인파산, 회생 사건에서 많이 벌어지는 일이다. 개인파산, 회생 사건이 반복적 업루로 이루어지다 보니 비변호사들이 한 팀을 이루어 파산사건을 처리하고 이런 파산팀들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다만 파산 사건을 다루기 위해서는 변호사의 명의가 필요하므로 명의 대여 명목으로 매달 일정금액씩 변호사에게 지급하고 해당 변호사의 명의를 빌려 팀을 꾸리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이러한 명의대여를 통해 받은 대여료를 본인들 사무실의 운영비에 충당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러한 불법행위가 현재까지 계속 이루어지는 것은 변호사 업계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들은 생존을 위해 불법적인 일에 참여를 하고 통상적이고 합법적인 업무범위에서 벗어나 무리를 하는 것이다. 법조브로커를 통해 400억 원의 수임료를 챙기려고 한 전직 부장검사의 이야기도 변호사의 과욕으로 인한 탈법적 행위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해당 변호사는 법조브로커를 통해 1200억 원대 부가세 환급 소송을 맡았다. 이 소송을 맡으면서 변호사는 수임료로 400억 원을 받기로 하였고 그 중 60%를 해당 브로커에게 나누어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얼마 전에도 이와 비슷한 법조브로커 비리 사건을 본 기억이 있다. 바로 최유정 변호사 사건이었다. 최유정 변호사 사건은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그 중 가장 큰 덩어리의 것은 법조브로커를 통해 수십억, 수백억 대의 수임료를 받고 그 중 일부를 브로커에게 떼어주는 방식의 법조비리 문제였다. 법조브로커를 통한 사건 수임이란 브로커가 사건을 변호사에게 소개시켜주고 변호사가 그 사건을 수임하면 변호사는 수임료 중 일부를 브로커에게 소개비 명목으로 떼어주는 것을 말한다. 법조브로커는 법조 적폐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법조브로커는 법률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법조시장을 왜곡시키며 수임료를 부당편취한다. 요즘 적폐청산이라는 단어가 많이쓰이는데 법조적폐 청산의 첫번째가 바로 법조브로커 근절이다.


요즈음 변호사들의 탈법행위가 자주 기사에 오르내리는 것은 현재 변호사 업계의 사정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 때일수록 변호사들의 절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 과거의 번영에 안주하여 물질적인 것을 놓지 않으려고 하면서 자신의 컨트롤 영역을 넘어버리는 순간 그것은 도전이 아니라 과욕이 되는 것이다. 과욕을 버리고 소명으로서 변호사업을 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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