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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석주 변호사 Oct 24. 2018

나쁜 사람 되기


생각해보면 난 항상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었다. 누군가 부탁을 하면 거절하지 못했고 실수하고 잘못해도 항상 괜찮다는 말로 상대방을 위로하였다.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항상 괜찮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나였지만 막상 속은 괜찮지 않았다. 밖에서는 괜찮은 척, 쿨한 척을 했지만 뒤돌아 서서는 후회하고 고민했다.



나이의 힘으로 조금 무뎌지고 뻔뻔해진 것은 사실이나 지금의 나도 과거의 나도 크게 다르지 않다. 때때로 나쁜 사람이 될 것 같으면 스스로 한걸음 물러선다. 거절당하거나 싫은 소리를 들은 후 느껴지는 그들의 실망감 어린 눈빛을 견뎌내는 것은 요즘도 쉽지 않다. 



새삼 좋은 사람 되기의 폐해를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다. 새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에는 과거보다 훨씬 좋은 사람이 될 것인가 나쁜 사람이 될 것인가의 선택에 기로에 서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마음을 굳게 먹고 나쁜 사람이 되는 것도 괜찮다며 억지로 고민을 하지만 결국 대부분 나는 또다시 좋은 사람이 되는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다시 뒤돌아서서 괴로워한다.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었지만 정작 내 스스로에게는 나쁜 사람이 된 것이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은 누구나 착하게 살 것을 교육받고 또 강요당한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착함을 강요하는 세상은 남들에게는 편할 수 있지만 내 스스로에게는 나쁜 사람이 되도록 만든다. 타인과 자신 사이에서 적당히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을 반드시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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