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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석주 변호사 Mar 25. 2019

 범죄자를 만들어 내는 사회

© Tumisu, 출처 Pixabay



1. 마약사건은 거의 대부분 유죄가 인정됩니다. 마약사건 변호를 종종 맡지만 다른 형사사건에 비해 변호사로서 무죄를 다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모든 마약투약사건은 마약검사를 해서 양성반응이 나오면 그 반응결과를 가지고 재판을 합니다. 객관적인 반응결과가 양성이니 투약하지 않았다고 다투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합니다.



2. 최근 마약사건을 2건 맡게 되었는데 그 중 한 건이 1심에서 무죄가 나왔습니다. 과거 10년간 마약전과가 없는 사람이었는데 수사기관의 함정수사에 걸려 마약사건으로 기소가 된 것이었습니다. 그 사건 당사자는 성소수자였고 수사기관이 파트너를 찾는 피고인에게 접근해 마약공유를 제의하자 거기에 응한 사건이었습니다. 



3. 그런데 이 사건을 겪게 되면서 성소수자들이 마약의 유혹에 쉽게 빠질 수 밖에 없는 사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성소수자들끼리 일반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의 제약이 크다보니 주로 파트너를 채팅앱이나 인터넷 상에서 찾을 수밖에 없게 되고 파트너와의 만남을 갖기 위해 상대방의 마약의 유혹을 거절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물론 대부분의 경우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4. 제가 맡은 사건도 수사기관이 성소수자의 약점을 이용해서 마약사범들을 잡아들인 것 중 일부였습니다. 수사기관이 성소수자 사이에 마약이 횡행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채팅앱에서 파트너를 찾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함정을 판 후 거기에 걸려들도록 하는 것입니다. 



5. 오히려 너무 폐쇄적이고 성소수자들을 배타적으로 대하는 우리 사회가 바로 그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소수자들도 대상이 다를 뿐 본능의 욕구를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일텐데 대중의 눈초리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만남을 가질 수 없으니 자꾸 음성적으로 숨게되고 그것이 범죄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6. 범죄자를 줄게 만드는 것이 사회의 책무입니다. 범죄자를 만들어 내는 사회는 건전하고 올바른 사회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아직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사회의 또 다른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9. 3. 25. 


변호사 문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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