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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석주 변호사 Apr 01. 2019

국선사건의 무죄

© denisolvr, 출처 Unsplash


1. 지난 금요일 제가 맡고 있던 국선사건의 중 하나의 선고가 있었습니다. 내심 선고 결과를 기대하고 있었던터라 선고 시간이 다가와자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던 국선사건은 1심 결과가 뒤집히고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2.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국선사건을 맡지 않았습니다. 매년 법원에서는 국선사건 변호를 신청하는 공문을 보내오곤 하는데 당시 저는 다른 변호사님들과 함께 사무실에 있었고 다른 일만으로도 충분히 바빴기 때문에 국선사건에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국선 사건을 맡기로 한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서울북부지방법원 앞에 사무실을 옮긴 이후 북부지방법원의 사건을 많이 맡아보자는 생각이 컸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사회에 보탬이 되는 공익활동을 많이 해보자는 제 스스로의 결심도 있었습니다. 



3. 국선사건을 신청하자 북부지방법원의 항소부에 변호인으로 배정이 되었고 1월부터 다양한 국선사건들을 변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국선사건들은 피고인이 죄는 인정하되 선처를 바라는 양형만을 다투는 사건입니다. 즉 국선사건의 상당수는 범죄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무죄가 나올 여지는 없는 사건들입니다.



4. 그러던 중 1심에서 유죄가 나오고 피고인이 무죄를 다투며 항소한 사건을 배당받게 되었습니다. 그 사건의 피고인은 유죄판결이 나온 부분에 대해 너무나 억울해 하고 있었고 사건기록을 살펴보니 피고인의 주장이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뭐 그 후로는 열심히 피고인의 무죄를 다퉜습니다. 경찰의 수사결과와 수집된 증거들의 문제점도 지적했으며 다른 진술증거들의 비일관성도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5. 재판도 여러번 열리고 피고인과 수차례 면담하다 보니 점점 더 피고인의 무죄를 확신하게 되었고 선고결과도 큰 기대를 갖게 되었던 것입니다.



6. 무죄 선고 당일 그 피고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다행히 1심 결과가 뒤집혀 무죄가 선고되었다며 울먹이며 연신 너무나도 감사하다며 울먹였습니다. 다른 사건들처럼 무슨 엄청난 경제적인 이익이 있지는 않았지만 사건에 들이는 노력과 시간은 다른 사선사건에 못지 않았습니다.



7. 변호사로서의 보람은 항상 경제적 이익만으로 좌우되는 것이 아닙니다. 무죄를 선고받는 것은 변호사로서 가장 큰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 중 하나입니다. 복잡하거나 무죄를 다투는 국선사건을 맡게될 때마다 힘들고 시간소비가 많이 되니 후회가 될 때도 있으나 한번씩 이런 즐거움과 보람이 있으니 이 맛에 국선사건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겠지요.




2019. 3. 28. 


변호사 문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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