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풀어쓴 유승준 대법원 판결의 의미

재외동포에 대한 기간 제한없는 입국금지의 위법성

by 문석주 변호사


1. 최근 연예인 병역 문제와 관련하여 굵직한 이슈가 터졌습니다.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하는 취지의 사증발급거부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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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gusdietrich, 출처 Unsplash




2. 유승준의 병역기피 및 그에 따른 입국금지결정은 2002년 당시에도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 후 유승준은 병역의무가 면제되는 38세에 이르러서야 다시 미국 총영사관에 한국 입국을 위한 사증발급 신청을 하였고 미국 총영사관에서는 과거에 유승준에 대한 입국금지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로 사증발급 신청을 거부하였습니다.




3. 이에 대해 유승준은 서울행정법원에 사증발급거부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던 것입니다. 유승준의 청구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기각되었는에 이번 대법원 판단에서는 1심과 2심에서의 판단을 모두 뒤집고 유승준의 청구를 받아들여 사증발급 거부처분이 위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4. 위 대법원 판례의 내용을 이애하려면 일단 유승준의 국적법상 지위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유승준은 대한민국에서 출생하였으나 2002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적을 상실한 외국인이자 재외동포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외국인에게는 입국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즉 외국인 입국 허가는 국가 주권의 행사이므로 일정한 조건 아래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할 수 있는 것입니다.




5. 유승준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함으로서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이상 외국인에 해당하고 출입국관리법 제7조에 따르면 외국인이 입국하기 위해서는 유효한 여권과 사증을 발급받아야 합니다. 사증이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비자(VISA)와 같은 것으로서 본국의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입국을 허가해줘도 된다는 일종의 입국추천행위입니다.




6. 미국 총영사관은 유승준이 2002년에 입국금지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로 비자발급을 거부하였는데 위 비자발급거부처분에 대해 1심과 2심은 모두 비자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7. 1심과 2심은 유승준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입국금지결정이 있었던 이상 이를 근거로 미국 총영사관이 한 비자발급거부처분에는 어떠한 재량권의 일탈이나 남용이 없다고 보았으며, 유승준에 대한 입국금지결정의 위법성에 대해서도 병역기피로 인해 한국에 미친 영향을 고려해 보았을 때 14년의 기간동안 입국금지결정을 유지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였던 것입니다.




8.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총영사관의 사증발급행위는 재량행위로서 법무부장관의 입국금지결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기계적으로 따라 사증발급신청을 거부해선 안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총영사관의 사증발급은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해서 내려야 하는 재량행위에 해당하는데 이에 대한 아무런 판단 없이 단순히 입국금지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사증발급을 거부한 것은 재량권 행사를 일탈, 남용하여 위법이라는 것입니다.




9. 특히 유승준은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였지만 일반적인 외국인이 아닌 재외동포법상 재외동포에 해당하므로 재외동포에 대해 입국금지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판단을 덧붙였습니다. 유승준은 보통의 외국인과는 달리 재외동포임에도 기간의 정함이 없는 입국금지를 하는 것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10. 대법원의 이번 판결의 뉘앙스는 결국 유승준에 대한 무제한 기간의 입국금지는 과도한 처분이라는 판단이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재외동포법에 따르면 재외동포는 일반 외국인과는 달리 특별하게 취급하고 있습니다. 즉 재외동포는 비자발급에 있어서도 다른 외국인들과는 달리 별도로 심사하고 입국 및 체류에 있어서도 특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외동포 중 한 명인 유승준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입국금지를 한 것은 재외동포법의 취지에 맞지 않은 과한 결정이라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11. 유승준의 병역기피행위는 도덕적으로 큰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2002년 당시 톱스타였던 유승준이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한 행위들은 한국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악영향을 미쳤고 그것만으로도 유승준은 공인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한것이 분명합니다.




12. 그러나 유승준이 한 병역기피행위로 인해 평생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것은 심히 형평에 어긋나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외국인과 재외동포를 달리 취급하는 우리나라 법체계를 비추어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13. 유승준 측이 재외동포를 우대하여 취급하는 재외동포법을 고려하여 이를 집중 부각시킨 것도 유리한 대법원 판결이 나온데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의 명시적인 판결은 원심에서 다시 판단해 보라는 것이지만 그 판결이유를 살펴보면 결국 유승준의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가 담겨있으므로 원심은 결국 대법원의 결정 취지에 따라 사증발급거부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릴 것입니다.




14. 법적 문제를 떠나 과연 이번 대법원의 판단이 타당한 것인지 여부는 의견이 분분할 것입니다. 15년간 한국에 입국하지 못함에 따른 고통이 2002년 당시 유승준이 국민들에게 끼친 충격에 대한 충분한 형벌이 되었는지 여부는 각자의 판단에 맡겨야 겠지요...




2019. 7. 12.


변호사 문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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