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의 대화내용을 몰래 녹음한 경우
음성권 침해 등을 이유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을까?
© OpenClipart-Vectors, 출처 Pixabay
1.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핸드폰을 휴대하고 있습니다. 모든 핸드폰에는 음성녹음기능이 포함되어 있기 대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타인의 음성을 녹음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추후 증거확보용, 기억 환기용으로 타인의 음성을 녹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여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5년 이하의 자격정지 형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타인 간의 대화"란 본인이 대화자가 아닌 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쌍방간의 대화에 있어서는 통신비밀보호상 타인간의 대화 녹음 금지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즉 쌍방간의 대화에서 대화자가 상대방의 음성을 녹음한 경우라면 통신비밀보호법의 처벌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입니다.
3. 그런데 최근 쌍방간의 대화 중 상대방의 음성을 녹음한 것이 형사처벌의 대상은 아니지만 민사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될 수는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바 있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 재판부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음성이 함부로 녹음되거나 재생, 방송, 복제 배포되지 않을 권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음성권은 헌법 10조 1문에 의하여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권리이므로, 음성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라고 하면서 쌍방간의 대화에서 대화 당사자 중 일방이 상대방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것은 음성권에 대한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4. 다만 추가적으로 해당 재판부는 "그러나 녹음자에게 비밀녹음을 통해 달성하려는 정당한 목적 또는 이익이 있고 녹음자의 비밀녹음이 이를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상당한 방법으로 이루어져 사회윤리 또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 녹음자의 비밀녹음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상대방의 음성을 녹음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상대방의 음성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지만 녹음을 하는 정당한 목적 또는 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5. 결국 해당 판례의 내용을 정리하면 원칙적으로 대화 당사자 중 일방이 상대방의 음성을 녹음하였다면 민사상 음성권의 침해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은 부담하는 것이지만 만약 피해사실의 증거 확보, 수사기관에 증거로 제출할 용도 등으로 타인의 음성을 비밀녹음한 것이라면 타인의 음성을 몰래 녹음한 사람의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되어 결국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6. 최근 대화 당사자의 비밀녹음에 대한 민사상 책임을 인정하는 법원 판례들이 종종 발견되고 있습니다. 대화 당사자의 비밀 녹음은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인식하에 무차별적으로 타인의 음성을 몰래 녹음하는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대화 상대방의 음성을 비밀녹음하는 것은 아무런 법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으며 피해증거확보용, 수사기관에 증거 제출용으로 음성을 녹음하는 등의 정당한 목적이 아니라면 타인의 음성을 무차별적으로 녹음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2019. 7. 26.
부동산 법률사무소
변호사 문석주
↓부동산 분쟁상담센터 상담방법(02-956-4714)↓
https://blog.naver.com/withyoulawyer/2214917514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