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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석주 변호사 Jan 19. 2018

상황변화대처능력

전문가의 위기관리

어제아침 사무실에 출근하자마자 하루동안 해야할 일을 떠올려봤다. 특별한 외부일정이 없어서 하루종일 사무실에서 밀린 업무를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스스로 노트에 하루동안의 계획을 세우면서 쌓여있는 일들을 정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했다. 그런데 오전 9시가 되기도 전에 의뢰인으로부터 전화연락이 왔다. 중요한 회의가 오전에 있는데 변호사가 꼭 입회해야 하니 10시 30분까지 만나자는 것이었다. 오전에 중요한 서면 하나를 마무리하려는 생각이었는데 결국 서면작업은 오후로 미뤄야 했다. 그 연락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갑작스럽게 경찰서에 수사입회를 들어가야했고 재판에도 출석해야 했다 . 밖에서 하루종일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사무실에 와보니 이미 시계는 6시가 넘어있었다. 결국 오늘 계획하였던 일들은 전혀 해보지도 못하고 밤이 되었다. 아침에 적어놓았던 오늘의 계획을 보고 있자니 허탈한 감정마저 들었다.


이번주 SNS와 인터넷에서는 네이버 창업주가 밝힌 '다이아 수저 무는 법'이라는 강연이 화제가 되었다. 제목은 무척 자극적인데 강연의 내용 중 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창업할 때 제일 중요한 거요? 아이템, 자금보다 실행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가다 보면 계속 목표와 다른 상황과 환경이 펼쳐지고 법도 계속 바뀌어요. 저희끼리 하는 말이 있어요. 몸싸움 잘 하는 애가 이긴다고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될 때 궤도를 수정하는 실행력, 시장에 나를 빠르게 적응시키는 능력이 중요해요." 


© stilclassics, 출처 Unsplash


네이버 공동창업자는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능력은 상황변화가 발생하였을 때 상황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라는 말한다. 이러한 상황변화대처능력은 비단 창업을 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상황은 절대로 본인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항상 미리 계획을 세워놓고 대처방법을 마련해 놓는다고 하더라도 끊임없이 돌발상황은 발생한다. 이제까지 세워놓았던 계획과 대처방법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상황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속하게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인 것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메뉴얼대로 움직이는 것은 누구라도 몇번 해보면 할 수 있는 일이다. 소위 한 분야의 전문가가 절실하게 필요할 때는 메뉴얼이 적용되는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 급격한 상황변화가 발생하는 순간, 즉 돌발상황이 발생할 때이다. 그 사람이 전문가인지 아닌지 여부는 바로 상황변화에 제대로 잘 대처하는가에 있다고 보아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계속하여 주변 상황은 변하고 있다. 이 글을 완성하기까지 이미 다른 상황들의 변화로 인해 올리기로 글을 쓰기로 계획했던 시간이 상당히 지연되었다. 인간은 본인이 계획했던 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그런데 상황변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상황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들이 바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여긴다면 상황변화에 대한 스트레스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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