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의 업무생활과 스트레스
1. 오늘 서울 소재 법원의 한 부장판사가 갑자기 돌연사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50대 초반의 한창의 나이에 에 법원 회식 중 운명을 달리했다는 내용이었다. 부검을 한다고 하니 곧 사인이 밝혀지겠지만 요즘에는 심심치않게 법조인들이 젊은 나이에 갑자기 사망하는 소식을 많이 듣게 된다. 그때마다 기분이 착잡하다. 법조 직역의 힘든 생활과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예들이 아닌가 싶다.
2. 법조인들은 대부분 야근이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일단 판사와 검사는 야근하지 않는 날보다 야근하는 날이 더 많고 주말에도 하루는 출근하는 것이 보통이다. 대형로펌의 젊은 변호사는 더 사정이 좋지 않아 12시 이전에 퇴근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외 변호사들도 6시에 칼퇴근하는 사람들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법조인이 전문직이라고 하여 총 소득액은 다른 직역에 비해 높을지 모르지만 총 근무시간에 따른 시간당 임금으로 계산해보면 평균 이하는 밑돌거라 생각한다.
3. 이처럼 법조인들이 야근을 밥 먹듯 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법조인의 업무가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대체할 수 있는 업무도 아니기 때문이다. 법조인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재판에 참석하고 여기저기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다보면 하루가 간다. 업무시간 중에는 긴 호흡이 필요한 재판준비나 서면작성을 할 수 있는 여유가 많지 않다. 자연스럽게 집중이 필요한 작업들은 업무시간이 종료된 6시 이후로 미루어지게 된다. 법률서면 작성 역시 본인이 아니면 누구도 이를 대신하거나 도와줄 수 없다. 변호사 업무 중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법률서면 작성인데 업무시간 중에는 이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밤 늦은 시간이라고 이를 처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4. 법조인의 스트레스의 또 다른 원인은 법조인 업무 자체의 위험성이다. 송무를 하는 변호사는 승패에 대한 부담감이 크고 자문을 하는 변호사는 자문결과에 대한 무한책임을 진다. 판사와 검사도 판결문과 기소, 불기소에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법조인들의 책임에 대한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고 작은 실수 하나가 큰 손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끊임없이 긴장을 하며 생활할 수밖에 없다. 법조인의 이와 같은 고민과 고통을 생각하면 평생 법조인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절망적인 기분이 들기도 한다.
5. 물론 법조인 업무가 암울한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결과를 만들어내고 창조해 내는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많고 이런 부분은 이미 많이 설명되고 언급되고 있다. 다만 법조직역의 부정적인 부분도 이를 드러내고 직시하는 것이 앞으로는 법조인들의 워라밸이나 행복한 삶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2020.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