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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석주 변호사 Jan 30. 2018

책방의 추억

편리함으로 잊게되는 것들

과거 학창시절 수업이 끝나면 거의 매일 동네서점이나 책 대여점을 들른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책을 사기 위해서 책방에 직접 방문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전화로 책방에 주문이 가능하긴 했지만 그것도 이미 책방에서 봐둔 책이어야 가능한 것이었다. 특히 학창시절에는 수업이 끝나고 동네 책 대여점에 가서 만화책이나 판타지소설을 빌려 매일매일 한권씩의 책을 읽는 것이 무료한 학창시절을 보내는데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아마 지금의 독서실력은 만화책, 판타지 소설과 함께한 학창시절로 인해 길러진 것이 아닐까 싶다. 

2000년 초반만 하더라도 동네에는 수많은 책 대여점들과 서점이 있었다. 물론 당시 대여점은 책 뿐만 아니라 비디오까지 함께 대여해 주는 곳이었다. 대부분의 책들은 흥미위주의 만화책과 환타지, 무협소설이였다. 거의 길을 사이에 두고도 수많은 책 대여점들이 있었고 그들 사이의 경쟁이 엄청났다. 유명 만화책이나 인기있는 환타지 소설 신간이 나오면 항상 그 신간을 먼저 들여놓는 대여점은 동네에서 가장 인기있는 책방이 되었다. 이렇듯 많았던 동네 책방과 책대여점들은 인터넷 서점과 웹툰이 탄생하면서 점점 자취를 감추었다.



지난 주말 아주 오랜만에 책방을 갔다. 물론 동네책방은 아니고 시내의 대형서점이었다. 인터넷으로 책 리뷰를 보거나 추천도서를 본 후 인터넷 서점에 책을 주문하는 것이 일상화된 후 책방은 거의 오지 않았었다. 실제로 인터넷서점은 현장서점들에 비해 엄청난 편리함이 있다. 요즘에는 오전에 주문하면 당일에 책이 배송된다. 할인폭도 일반책방에 비해 더 크다. 특히 최근에는 책의 일부분을 올려놓아서 목차나 특정부분을 확인하고 주문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특별히 일반책방에 오는 것에 대한 장점을 느끼지 못했다.

그럼에도 오래간만에 갔던 책방은 나에게 색다른 신선함을 주었다. 일단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인터넷서점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서점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집에서 혼자 인터넷 주문을 할 때는 몰랐는데 서점에 와보니 책을 열심히 읽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편리함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이 사실을 매번 잊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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