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상태에서 작성된 유언장의 효력은?
여러 유언공정증서의 효력과 치매상태에서 작성된 유언의 유효성
Q :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최근 사망하셨습니다.
생전에 아버지 상속재산에 대하여 형제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고 아버지 명의의 유언공정증서가 여러장 작성되었습니다. 다른 형제들은 가장 최근에 작성된 유언공정증서의 내용을 기초로 상속재산 전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작성된 유언공정증서는 아버지가 치매 상태에서 작성된 것으로서 실제 아버지의 의사로 작성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치매에 걸린 상태에서 작성된 공정증서도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있을까요?
A :
1. 여러 번 작성된 유언공정증서와 유언의 철회
최근 부모가 치매에 걸린 상태에서 형제들 사이에 상속재산에 대한 분쟁이 발생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모가 치매에 걸린 상태에서는 인지능력이 상당히 저하되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들의 의사에 따라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경우 각 형제들이 본인에게 유리한 유언을 만들기 위해 다수의 유언공정증서가 작성하게 되고 부모가 사망한 후 다량의 유언공정증서가 문제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다수의 유언공정증서가 존재하는 경우 어느 유언공정증서가 유효하며 각 유언공정증서의 내용이 상충되는 경우 어떤 유언공정증서가 그 효력을 갖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다수의 유언공정증서가 존재하는 경우 모든 유언공정증서는 유효하며 각 유언공정증서의 내용이 상충되지 않는다면 각 유언공정증서에 따라 유언을 집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유언공정증서의 내용이 상충되는 경우입니다. 민법에서는 유언의 철회를 인정하기 때문에 유언공정증서의 내용이 상충되는 경우에는 가장 마지막에 작성된 유언공정증서가 유언으로서 효력을 갖게 됩니다. 이전에 작성된 상충되는 내용의 유언공정증서는 최근 유언공정증서로 그 유언 내용을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
결국 여러 개의 유언공정증서가 존재한다면 가장 최근에 작성된 유언공정증서의 내용을 기초로 유언이 이루어졌다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2. 치매 상태에서 작성된 유언공정증서와 의사능력
여러 개의 유언공정증서가 작성되었다면 필시 그 유언공정증서는 유언자의 인지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작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언자의 인지능력이 명확한 상태라면 내용이 배치되는 유언공정증서를 여러 개 작성할 까닭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여러개 유언공정증서가 작성된 경우는 상속인들이 본인들에게 유리한 유언공정증서 작성을 의뢰한 사안에서 발견됩니다.
이처럼 여러개의 유언공정증서가 존재하는 경우 원칙은 가장 최근의 유언공정증서에 따른 유언의 효력이 발생하지만 만약 최근의 유언공정증서가 의사능력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임이 입증된다면 그 유언공정증서의 효력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유언공정증서의 의사능력 존재여부가 문제되는 가장 빈번한 사례는 유언자의 치매입니다.
만약 유언자가 중증 치매 상태에서 인지기능검사에서 사물을 변별한 능력이 없으며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거나 의식상태가 명료하지 않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의사능력이 상실한 상태인 것으로 보아 유언공정증서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유언자가 치매라는 이유만으로 항상 유언공정증서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치매로 인해 유언자가 정상의 범주에 속하지 않더라도 의식상태가 명료하고 인지능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면 의사무능력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유언공정증서의 효력도 부인할 수 없는 것입니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09다53093, 2009다53109 판결)
3. 유언공정증서가 유효하기 위한 구수능력과 서명능력
의사능력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유언공정증서가 반드시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의사능력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치매 등으로 인해 유언을 구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유언공정증서에 서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유언공정증서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므로 그 유언공정증서는 무효라고 보아야 합니다.
유언공정증서에서는 유언자가 유언취지를 구수하여야 하는데 여기에서 "유언취지의 구수"란 어떠한 형태이든 유언자의 구수는 존재하여야 하는 것이어서 유언자가 신체장애나 정신장애로 인해 전혀 구수가 불가능한 상태에 있다는 점이 인정된다면 애초에 유언공정증서상 구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유언공정증서는 그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필기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유언공정증서에 기명이 되어 있고 그 기명이 위조라고 볼만한 사정이 있다면 유언공정증서는 형식적 요건 결여로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려울 것입니다.(다만 타인이 유언자의 손을 잡아주는 등으로 유언자를 도와 이름을 기재하게 하거나 유언자의 의사에 따라 이름을 대신 기재한 것이라면 이는 유언자의 의사에 따른 기명날인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그 효력이 인정될 여지는 있습니다)
4. 결어 - 유언공정증서를 무효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유언공정증서가 작성되었다면 다른 상속인들은 이러한 유언공정증서를 무효로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유언공정증서 작성시 유언자가 치매였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만으로 유언공정증서가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유언공정증서 작성 당시 치매로 인해 사물변별능력, 인지능력, 의사소통 능력이 부재하여 의사무능력 사실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거나 애초에 유언자가 구수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유언공정증서 작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여야만 비로소 유언공정증서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상 문석주 변호사였습니다.
2021. 7. 2.
문석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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