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압류명령이 존재하는 경우 추심금 소송을 기판력 발생범위
Q : 채무자의 제3자에 대한 1억 원의 채권에 대하여 압류, 추심명령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다른 채권자 역시 채무자의 채권에 대해 압류, 추심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채권자가 제3채무자에 대해 제기한 추심금 소송에서 다른 채권자는 채권액을 8,000만 원으로 정하는 화해권고결정을 받아들였고 이후 채무자는 채권자들을 위해 8,000만 원 만을 공탁하였습니다.
이 경우 저는 실제 1억 원이 아닌 제3채무자에 대해 다른 채권자가 합의한 8,000만 원에 대해서만 청구할 수 있는 것인가요?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판결이나 집행공정증서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 채권자는 이를 근거로 채무자의 채권에 대해 압류, 추심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권에 대해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게 되면 채권자는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대신 추심할 수 있는 추심권능을 보유하게 되고 제3채무자가 추심에 응하지 않는 경우 추심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추심금 소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채권의 일부가 압류된 후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다시 압류명령이 내려진 경우를 이중압류라고 합니다. 채무자의 각 채권자들은 채무자의 채권에 대해 자유롭게 압류할 수 있기 때문에 채권에 대해 이중압류되는 경우는 흔합니다. 각 채권자가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경우에 채권자들은 자신들의 추심권에 근거하여 제3채무자에 대해 자유롭게 추심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압류가 경합된 경우라면 제3채무자는 어느 일방에 임의로 변제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집행공탁을 해야 합니다.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추심소송은 이른바 제3자 소송 담당에 해당합니다. 즉 채권자는 자기의 명의로 채무자의 채권을 대신 행사하는 것입니다. 다수의 채권자가 추심명령을 받은 경우에도 각자 추심소송을 제기하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채권자 중 1인이 제3채무자를 상대로 추심금 소송을 제기하고 해당 소송에서 확정된 채무액이 다른 채권자들이 제기하는 추심금 소송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동일한 채권에 대해 복수의 채권자들이 압류, 추심명령을 받은 경우 어느 한 채권자가 제기한 추심금소송에서 확정된 판결의 기판력은 그 소송의 변론종결일 이전에 압류, 추심명령을 받았던 다른 추심채권자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6다35390 판결)
즉 추심채권자나 제3채무자 입장에서는 1개의 추심금 확정판결만을 근거로 당연히 다른 채권자들에 대해서도 동일한 금액의 채무액이 확정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추심채권자는 추심명령을 받게 되면 채무자를 대신하여 압류채권을 추심할 수 있는 권능만이 부여될 뿐 압류채권의 면제, 포기 등의 처분행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결국 추심채권자들 중 1인이 제3채무자와 기존 채무액에서 일부 양보한 금액으로 추심금을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합의의 효력은 다른 추심채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다른 추심채권자들은 별개의 추심금 소송에서 합의 금액과 무관하게 자신이 주장하는 추심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6다35390 판결)
이처럼 추심금 소송에서는 채권자나 제3채무자는 섣불리 조정이나 합의를 해서는 안됩니다. 즉 조정이나 합의를 하더라도 그 합의의 효력이 대세적인 것이 아니고 당사자들 사이에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제3채무자는 합의에도 불구하도 다른 채권자들과의 관계에서는 여전히 기존 채무 금액의 지급의무를 부담할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 압류명령이 경합되는 경우라면 추심금 소송에서 전부 승소금액으로 합의하지 않는 한 쌍방이 양보하여 합의하는 것보다는 판결을 통해 추심금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상 문석주 변호사였습니다.
2021. 10. 14.
문석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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