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또 영어책 한권을 사고야 말았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영어책이 아니라 영어 공부법에 관한 책이겠지요.... 대학교에 들어가고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영어공부법과 관련된 책을 얼마나 샀는지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뭐 이런저런 핑계를 걷어내면 결국 구매동기는 '영어공부에 어떤 다른 꼼수는 없나'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어공부법에 대한 책들의 모든 결론은 항상 저의 기대를 빗나갑니다. '무조건 외우라는 것.' 그것입니다.
이번에 산 영어공부법 책은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뭐 항상 비슷한 패턴이기는 합니다만 원래하던 영어 공부에 싫증이 나던 참이었습니다. 우연히 인터넷으로 저자의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강의를 듣고 호기심을 느껴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저자 본인의 경험이 곳곳에 잘 녹여서인지 책은 대체로 잘 읽히는 편이었습니다. 결국 이 책도 결론은 일단 외우라는 것입니다. 영어회화책 한 권을 완벽하게 외우면 영어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뜰 수 있고 이후부터는 영어공부에 탄력이 붙게되어 영어를 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주내용입니다.
수없이 많은 영어공부법에 관한 책을 읽은 저에게 저자의 주장은 그리 신선한 것이 아니었습니다.(물론 공부법에 신선한 것이 어디있겠습니까? 결국 답은 정해져있는 것이거늘) 오히려 저는 이 책을 통해 저자의 영어공부법이 아닌 삷을 사는 태도에 대해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 이 책에는 단순히 영어공부법에 대한 내용만이 아니라 영어를 공부하는 방법에서 시작으로 저자가 평소 생각하는 자기계발과 그 실천방법들이 잘 나와있습니다. 그 중 인상 깊었던 몇 가지 구절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41쪽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문장 10개를 외웁니다. 아르헨티나 여행 중에는 스페인어 기초 회화를 암송했는데, 하나도 못 외우는 날도 많았어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예전만큼 잘 외워지지 않습니다.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할 생각도 없어요 그냥 지금 이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입니다. 고맙다고 말하고, 반갑다고 인사만 해도 됩니다.
47쪽 저는 머리를 믿지 않아요. 오히려 습관이 깃든 몸을 믿습니다. 무엇을 잘하려면, 매일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121쪽 나쁜 버릇을 없애기란 쉽지 않죠. 나쁜 버릇을 없애는 방법은 좋은 버릇을 새로 들이는 겁니다. 습관은 습관으로 고쳐야 합니다. 영어를 공부하기로 마음억었다면 첫째, 버리는 자투리 시간을 영어공부하는 시간으로 바꾸고, 둘째, 저녁에 일찍 잠드는 습관을 들여 아침에 집중해서 학습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결국 둘 다 습관의 문제이지요.
264쪽 제게는 블로그가 경험을 수집하는 원천입니다. 매일매일의 일상을 기록하는 이에게는 하루 24시간 매 순간이 보물 창고입니다. 책도 그냥 일고 지나치기보다, 블로그에 소개하기 위해 밑줄을 그어가며 읽으니 몰입의 즐거움이 더해집니다. 여행을 가서도 블로그에 남길 단상을 찾아 풍경을 찾고 사람을 관찰합니다.
어떤 일을 성취하고 완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습관이 중요합니다. 매일매일 꾸준히 일정한 시간에 조금씩 하다보면 결국 목표를 이루게 됩니다. 벼락치기는 학교시험에서나 통하는 것이지 인생에서 벼락치기라는 것은 없습니다.
일본 소설가 하루키도 소설을 쓸 때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바 있습니다. "장편소설을 쓸 경우 하루에 200자 원고지 20매를 쓰는 것을 규칙을 삼고 있습니다. 좀 더 쓰고 싶더라도 20매 정도에서 딱 멈추고 오늘은 뭔가 좀 잘 안된다 싶어도 어떻든 20매까지는 씁니다. 왜냐하면 장기적인 일을 할 때는 규칙성이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타임카드를 찍듯이 하루에 거의 정확하게 20매를 씁니다."
결국 영어도 습관이 중요합니다. '1. (책 한권을)일단 외워야 된다. 2. 매일 꾸준히 같은 시간에 같은 양의 공부를 해야된다.'라는 것이 영어공부법 전문가(?)로서 제가 지금까지 여러 책에서 확인한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모든 영어 공부법에 관련된 책들은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1년 뒤에 다시 새로운 영어공부법 책에 현혹되지 않도록 이번에는 지치지 말고 영어책 한 권을 꼭 한번 외워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