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자가 유치물을 임대한 경우 유치권의 소멸과 그 범위
[상담사례]
최근 개발업체가 땅을 분할하여 분양하는 개발사업을 하던 중 부도가 났고 공매절차에서 제가 낙찰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토지 일부 개간 공사를 한 토목공사업체가 전체 필지를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확인한 결과 유치권을 행사하는 업체가 점유하고 있는 토지 중 일부를 주차장으로 임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경우 저는 민사유치권이나 상사유치권 소멸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인가요?
유치권 행사 뜻은 무엇인가요?
지난 금요일에 점심식사를 마치자 마자 사무실을 방문하신 한 의뢰인이 계셨습니다 의뢰인은 최근 공매절차를 통해 땅을 매수하게 되었는데 명도소송과정에서 공사업에서 유치권을 행사하여 그 해결 방법을 고민 중에 계셨습니다. 저는 유치권 행사 뜻과 기존 유치권 저지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해결 방법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해드렸고 결국 의뢰인은 그 자리에서 위임계약을 체결하셨습니다.
오늘은 그 의뢰인이 요청한 문제 사례를 각색하여 비슷한 어려움에 처하신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유치권 행사 뜻과 상사유치권 소멸에 대한 노하우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유치권 성립과 유치권 행사 뜻
민법 제32조에서는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채권자가 변제기에 있는 채권을 변제받지 못하는 경우 채권자는 그 물건에 대해서 유치권을 행사하면서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물건을 점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유치권이 행사되는 대표적인 경우는 공사를 한 공사업자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경우 공사대금을 받을 때까지 공사 목적물인 건물, 토지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한편 상행위로 발생한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해 채권자가 채무자 소유 물건을 점유하여 유치하는 권리는 상사유치권이라고 합니다. 상사유치권은 채무자 소유 물건이기만 하면 민사유치권과 달리 채권과 목적물 간의 견련성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즉 채무자 소유 물건이기만 하면 채권과 관련한 물건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상사 유치권 성립이 가능한 것입니다.
민법 제321조는 유치권자는 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하므로 유치물은 그 각 부분으로써 피담보채권의 전부를 담보하고 이와 같은 유치권의 불가분성은 그 목적물이 분할 가능하거나 수개의 물건인 경우에도 적용되며 상법 제58조의 상사유치권에도 적용됩니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다16942판결,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다244835판결)
즉 만약 채권자가 여러 물건에 대해 민사유치권이나 상사유치권을 행사하는 경우 유치권의 불가분성으로 인해 각 물건은 다른 물건과 관계없이 피담보채권의 전부를 담보하는 것입니다. 이 때 일부 필지 토지에 대한 점유을 상실하여도 나머지 필지 토지에 대하여 피담보채권의 담보를 위한 유치권이 존속합니다.
2. 유치권자의 선관의무 위반에 따른 상사유치권 소멸
그런데 민법 제324조는 유치권자에게 유치물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여하고 유치권자가 이를 위반하여 채무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을 사용, 대여, 담보 제공한 경우에 채무자는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유치권자가 선관의무를 위반하여 유치물을 대여하거나 임대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경우에 채무자는 유치권의 소멸을 주장하면서 물건의 인도나 명도를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3. 선관의무 위반에 따른 상사유치권 일부소멸
이처럼 유치권을 행사하는 채권자가 선관의무를 위반하여 상사유치권을 행사하는 경우 선관의무를 위반한 유치물인 물건에 대해서는 유치권이 소멸하는 것입니다. 다만 여러 물건에 대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가 그 중 일부 물건에 대하여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행위가 있었던 물건에 대하여만 유치권 소멸청구가 가능합니다.(대법원 2022. 6. 16. 선고 2018다301350판결)
왜냐하면 민법 제324조에 정한 유치권 소멸청구는 유치권자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제재로서 채무자 또는 유치물의 소유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인데 유치권자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정도에 비례하여 유치권 소멸의 효과를 인정하는 것이 유치권자와 채무자 또는 소유자 사이의 이익균형을 고려한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4. 명도소송에서 상사유치권이 인정되는 경우 상환이행판결
만약 유치권의 성립이 인정되는 물건인 경우에 채무자의 명도나 인도 소송에 대해 법원은 채권의 변제와 상환으로 물건의 인도를 명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11. 12. 13. 선고 2009다5162판결) 즉 채무자가 유치권 부존재를 주장하며 명도소송이나 인도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법원은 구체적인 피담보채무액을 확정하여 그 피담보채무액을 지급받은과 동시에 채권자는 물건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명도소송, 인도소송에서 건물이나 토지에 관하여 민사유치권, 상사유치권 성립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라면 채권자나 채무자는 면밀히 유치권 성립요건에 따라 유치권 행사가 가능한지 여부를 미리 가늠해 보아야 합니다. 특히 유치권 소멸사유가 없는지 여부, 유치권과 물건 사이에 견련성이 있는지 여부, 물건이 채무자 소유인지 여부는 민사유치권인지 상사유치권인지에 따라 중요성이 달라지는 것이므로 부동산 전문 변호사와의 면밀한 상담을 통해 승소 가능성을 판단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