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구구주택에서 다세대주택으로 변경된 경우 재개발분양권
얼마 전, 한 중년의 남성분이 상기된 얼굴로 저희 법무법인 사무실을 찾아오셨습니다. 평생 모은 돈에 대출까지 받아 재개발 구역 내 빌라를 매입하며 신축 아파트 입주의 꿈에 부풀어 있었지만, 최근 조합으로부터 재개발 분양권이 나오지 않는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의뢰인께서는 분명 등기부등본상 ‘다세대주택’으로 명시된 집을, 각 호실별로 구분등기까지 마쳐 매입했습니다. 공인중개사 역시 "전혀 문제없다. 재개발 분양권이 당연히 나온다"고 호언장담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수억 원의 투자금이 공중에 뜰 위기 앞에서 의뢰인은 망연자실한 상태였습니다.
1. 분명 ‘빌라’를 샀는데, 왜 재개발 분양권이 안 나올까?
문제의 핵심은 해당 건물이 과거 ‘다가구주택’이었다는 사실에 있었습니다. 의뢰인이 매입한 빌라는 건축물대장을 깊이 파고들자, 2000년대 중반 다가구주택에서 다세대주택으로 용도 변경된 이력이 있었습니다. 겉보기에는 여러 세대가 사는 평범한 빌라(다세대주택)였지만, 그 뿌리는 한 명의 집주인이 소유했던 다가구주택이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등 관련 법규는 투기 방지를 위해 특정 기준일 이후 다가구주택을 여러 개의 다세대주택으로 전환(‘쪼개기’)하는 경우, 전체를 합쳐 단 1개의 분양권만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의뢰인처럼 여러 명의 소유주 중 한 명이 되더라도, 온전한 아파트 한 채를 받을 수 없고 다른 소유주들과 분양권을 나눠 가져야 하는, 속칭 ‘물딱지’ 신세가 된 것입니다.
2. 다세대주택 매수인에게 단독 재개발 분양권이 나오지 않는 경우 매매계약 취소
의뢰인과 같이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 때 기존 다세대주택 매매계약 취소 등의 방법을 통해 매매대금을 회수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다수의 하급심 판결에서는 “재개발 사업 구역 내 주택 매수인이 단독 분양권을 취득할 수 있는지 여부는 매매계약의 동기이자 목적이며, 계약의 중요 부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매수인이 단독 재개발 분양권이 나올 것이라 믿고 계약을 체결한 것은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대한 착오’이므로, 이를 이유로 매매계약 전체를 취소하고 매도인에게 지급했던 매매대금 전액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이 사건 의뢰인의 경우에도 매도인을 상대로 매매계약 취소 및 대금 반환을 청구해볼 수 여지가 있는 것입니다.
3. 재개발 분양권에 대한 공인중개사의 ‘설명 의무 위반’ 책임
더 나아가 재개발 분양권이 나오는지 여부에 대한 중요 사항을 제대로 확인하고 설명하지 않은 공인중개사의 책임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단순히 등기부등본상 현황만 전달하는 것을 넘어, 다가구주택의 용도 변경 이력이나 관련 조례에 따른 재개발 분양권 제한 가능성과 같은 ‘거래상 중요 사항’을 확인하고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게을리했다면, 매수인이 입은 손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4. 내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한 ‘핵심 체크포인트’
이번 상담 사례는 재개발 분양권 투자에 있어 ‘돌다리도 두드려보라’는 격언을 다시 한번 상기시킵니다. 다가구주택 관련 분양권 함정을 피하기 위해 최소한 다음 두 가지는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하나, 건축물대장을 발급하여 ‘변동 사항’ 란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현재 ‘다세대주택’이더라도, 과거 다가구주택에서 용도 변경된 이력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둘, 해당 지역의 ‘권리산정기준일’과 관련 조례를 확인해야 합니다.용도 변경된 시점이 조례에서 정한 기준일 이후인지 여부가 분양권 자격을 결정합니다.
재개발 투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고 복잡한 법규가 얽혀 있어, 개인 투자자가 모든 위험을 완벽히 파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좋은 물건’이라는 말만 믿고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평생 일군 자산을 한순간에 잃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