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슬로울리 Slowly Aug 03. 2022

일을 쉬면 병나는 사람

나로 사는 방법을 잊어버린 남자



"일을 하던 사람이 쉬니까, 아주 미치겠어요. 마음이 갑갑하고 불안하고, 뭐라도 해야 하는데..." 퇴직자 대상 교육 참여자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다. 교육에 참여하는 분들은 주로 30년 이상 한 직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분들이 대다수다. 그 외에 현재 실업 상태 재 취업을 위해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 있다.



경제 활동을 한다는 것은 생존과 동시에 사회 참여를 한다는 의미고, 삶에서 빼놓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수익이 적어도 좋아하는 일을 좇던 나는 주변으로부터 종종 현실감이 떨어진다 평가받기도 지만 나 역시 돈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경제활동을 하고 제 몫을 해내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돈은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도 중요한 도구다.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경제적 여유가 삶의 만족도, 관계, 건강에 크게 영향을 준다는 연구를 내놓는다. 굳이 전문가의 연구가 아니라도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고. 하지만 얼마나 가져야 행복한지에 대한 기준은 무엇일까? 이런 기준을 명확히 정해두고 사는 사람은 드물다. 가질수록 더 불리려 하는 게 부의 속성이 아닌가. 돈이 권력이자 때론 그 사람의 인품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사회니까 말이다.




그런데 대체 얼마나 벌어야 만족할 수 있는 것일까? 대기업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면 집도 마련하고 주식과 크고 작은 부동산에 투자도 하고, 퇴직연금을 받지만 돈 걱정은 끝이 나지 않는다. 자식에 대해 정이 깊고 끝까지 책임지려는 정서 때문인지 장성한 자녀들 힘이 닿는데 까지 도와주려는 5060 세대의 특성도 한몫을 한다. 그래서 아버지들은 퇴직 후에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데 서툴고 어색하다. 그저 다시 월급을 버는 가장이 되기 위해 면접장을 기웃거린다. 이제 더 이상 젊음이라는 무기도 없고 자고 일어나면 하나 둘 아프고 고장 나는 곳이 생기는 60이 넘은 나이를 망각한 것일까.


딱히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없고 돈 버는 것 외에는 특기도 없다는 아버지들은, 이제 더 이상 출근할 곳이 없다. 밤에 잠을 자다가 가슴이 답답해져 벌떡 일어나는 일이 많고 무엇을 위해 살아온 것인가 삶이 허무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가족들과 대화하는 방법을 모르고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기 어색해하기 때문에 외로움은 깊어진다.



가족에 생계가 내 두 손에 달려 있다는 생각을 짊어진 채 돈을 벌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 최선이었이었다. 돈이 삶의 유일한 목적이 돼버렸고 결국엔 허무가 남.

자기의 이유로 살아가는 삶. 

 늦기 전에 나로 살아갈 기회를 되찾아야 한다.

당신 유일한 존재니까 말이다.








출처 Pixabay








작가의 이전글 선천적 외로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