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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울리 Slowly Aug 10. 2022

톡보다는 목소리가 좋아


대학시절부터 알고 지낸 붙임성 좋은 동생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누나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한국에 못 나오다가 이제야 나왔어요. 톡으로도 이야기 나눌 수 있지만 목소리 듣는 건 또 다르잖아요! 그래서 전화 걸었어요." 너무 오랜만이라 어떤 대화부터 이어가야 할지 몰라 어색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사르륵 녹아내렸다. 그의 여전한 목소리에 훌쩍 지나버린 시간의 야속함을 느끼며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해진 관계들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가까운 친구의 생일 날조차 목소리 대신 톡으로 축하를 전하고 넘어가지 않았던가.

목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이 있다. 종종 목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에 지속되는 관계도 있고. 전화 한 통에도 용기가 필요한 요즘이다.

굳이 긴 통화가 아니더라도 전화 걸어 목소리를 들어야겠다. 그리고 들려줘야겠다.

덕분에 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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