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당신을 사랑했어요

한 번도 말은 못 했지만

난 당신을 사랑했어요.
한 번도 말은 못 했지만

음악을 들으며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때가 있다. 마음속에 우울감이 표출되는 순간일 수 있고, 노래 가사가 딱 내 이야기 같아서 순간적으로 동화되는 것이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운전해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에서 'god의 어머님께'가 흘러나왔다. 처음 이 노래를 들었던 청소년기에는 주인공의 어려운 형편에 더 공감했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부모님 중 한 분을 먼저 떠나보내고 한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요즘, 다시 듣게 된 노래는 예전과 또 다른 느낌이다. 후반에 "난 당신을 사랑했어요." 하며 부모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가사에서는 마음을 주체하기 어려워진다.

난 당신을 사랑했어요

한 번도 말을 못 했지만

사랑해요 이젠 편히 쉬어요

내가 없는 세상에서 영원토록

그렇게 살아가고 그렇게 후회하고 눈물도 흘리고

그렇게 살아가고 너무나 아프고 하지만 다시 웃고

[어머님께 god(1999) 중에서]

소중한 사람들은 서로 느낀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 그런데 표현하면 더 환해진다. 미소를 숨길 수 없게 되고 사소한 오해도 수월하게 풀 수 있게 된다. 진한 행복을 더 자주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노래를 듣고, 사진을 찍는다. 일상적인 그 무엇이라도 좋다.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거나 메모를 남겨도 좋겠다. 단 '상대에게 전 할 수 있을 때'라는 전제 하에 언제라도 좋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아끼는지를 종종 잊고 산다. 잃고 난 뒤에 마주하게 될 당신의 빈 공간은 참 서글플 거다.

출처 @pperk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