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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울리 Slowly May 07. 2023

김혜수와 이선균

배우가 압박감에 대처하는 자세




김혜수배우와 이선균배우를 모르는 사람은 잘 없을 것 같다. 수많은 배우들 중에서도 대배우라 불리는 두 사람이다. 배우는 연기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크게 작용하는 직업이 아닐까 생각한다.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아무에게나 오지 않으며, 온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잘 맞는 작품을 선택하는 일은 노력한다고 매번 잘되지도 않을 거다.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타인의 삶을 표현해 내고, 자기 기질과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김혜수 배우, 이선균 배우 사진_씨네그루





촬영이 다가올수록 너무 힘들다. 3주 전부터는 죽고 싶다. 하고 싶어서 하겠다고 했는데
그 시기가 되면 “내가 미쳤지. 이걸 내가 왜 한다고 했지?” 하는 생각이 막 든다.
굿바이싱글 같은 작품의 경우에도 “하필 제일 못하는 게 코미디인데 어쩌려고 한다고 했나?”
엄청난 걱정을 했다. 많이 준비를 했는데도 대책 없이 무섭고 그렇더라.



혼자 미친 듯이 한탄을 하다가가, 감독님을 만나면 굉장히 공격적으로 얘기를 한다.
근데 집에 돌아오면 다시 밥도 안 넘어가고, 눈물 나고, 세상모든 고민이 나한테 있는 것 같다.
내가 없어져야 이 고민도 끝날 것 같고 그렇다.



인터뷰를 하고 집에 들어가면 엄청 에너지를 썼으니까 배고프지 않나, 한 상 차려놓고 먹는데
밥을 먹다가도 펑펑 울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모습을 스크린에서 보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때를 떠올리니까 지금 또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러다 촬영 2~3일 전에는 또 아무 생각이 없다. 촬영 전날 잠을 못 자면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밤새 자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못 자고 나간다. 감독도 그렇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누구나 괜찮은 척을 한다.



현장에서 촬영을 해봐야 한다. 회의 100번, 대본리딩 1만 번을 해도 촬영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을 따라갈 수 없다. 내가 그 감정을 안다고 한들 실제 그날의 내 감정이 어떨지 어찌 알겠나.
내 컨디션은 나도 모른다. 잠을 푹 자고 나가도 연기가 안될 때가 있다. 컨트롤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배우들은 누구나 통제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다음날 너무 중요한 장면을 찍어야 해서 자야 하는데, 누우면 어떻게 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
대본 한번 더 보라고 잠이 안 오나 해서 대본을 열심히 봤다. 그러다 계속 보면 감정이 신선할 것 같지 않아서 다시 눕는다.
그때가 새벽 3시쯤이었는데 옆방에서 이선균배우가 막 소리를 치더라. 이선균배우가 왜 그러고 있겠나. 불안해서 대본을 보며 연기 연습을 더 해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 “아이 ~씨 나도 해야 하나?”하고 다시 일어나게 되더라.



김혜수 배우의 인터뷰 중에서






갑각류인 게나 가재가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단단하고 견고한 껍질을 벗어던져야 한다.

갓 껍질을 벗은 게는 말랑 거리고 흐물거리는 속살 그대로 노출된다. 다시 말하면 매우 상처 입기 쉬운 취약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적으로부터 공격당할지도, 어쩌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탈피의 순간은 성장을 위해서는 필연적이다. 성장 없이는 삶도 없다. 결코 피할 없고, 피해서도 안된다.





사진 출처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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