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인생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
아직 날이 많이 더워지기 전.
오전에는 울주에서 자전거를 타며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에 그저 감탄했다.
이 정도면 꽤 편안하고 멋진 삶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후 다섯 시 넘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걸려온 엄마 전화.
엊그제 집에 놀러 와 태동을 신기해하며 내 손을 자기 배에 끌어 올려놓던 동생이 아이를 사산했단다.
게다가 아이를 몸 밖으로 내보내지 못한 채 출혈이 있어 동생도 위험한 상황이란다.
시발... 그래 인생이 이런 거였지.
어쩌면 오늘이 고비가 될지도 몰랐다. 그동안 연습해 온 것처럼 동생을 편안하게 해 줘야지.
병원으로 가는 길, 몸뚱이는 천근만근 무너진 채로 지하철 안에서 그리고 택시 안에서 눈물을 흘리고 앉아있었다.
인생은 한 치 앞도 모를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