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기획 上 - 잊혀가는 5월의 역사
올해는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 꼭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서인지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많은 정치인들이 광주를 찾고 망월동 묘역을 찾아 추모 묵념을 했고, 차기 미래통합당을 이끌어나갈 청년정치인들도 5·18 민주화운동 하루 전에 광주를 찾아 주요 지역을 둘러보며 5·18 역사에 대해 공부 했다. 이러한 모습에 작년엔 물병을 던졌던 광주 시민들 역시 화답하며 보수 정치인들을 품어주는 장면도 연출되기도 했다.
또한 40주년인 만큼 처음으로 옛 전남도청에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리기도 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5·18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발포 명령자와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헬기사격 등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만큼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로 기록되고 있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20대이었던 청년들은 벌써 60대를 바라보고 있을 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른 만큼 많이 잊히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은 온라인상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기 바쁘고, 주요 사적지로 지정되었으나 관리가 되지 않아 훼손이 된 사적지들도 많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본지는 광주로 내려가 이런 사적지들을 취재하고, 광주 소재 대학생들을 만나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물으면서 현재 역사적 인식에 대해 취재했다. / 편집자주
▲ [데일리청년]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 40주년이 흘렀다. 전남대학교는 민주화운동의 발원지로 많은 학생들이 피를 흘렸던 곳 중 한 곳이다. 사진은 전남대학교 정문 앞에 세워진 사적지 안내문 모습.
[데일리청년 / 특별취재팀 안현우, 김진희 기자] 5·18 민주화운동(이하 민주화운동)을 취재하기 위해 처음으로 찾은 곳은 전남대학교였다. 전남대는 민주화운동의 발원지가 된 곳으로, 많은 학생들이 피를 흘린 곳 중 한곳이다. 당시 1980년 5월 18일 계엄군은 전남대학교 정문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막아 세우고 강제적으로 휴교령을 내렸는데,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진압봉으로 구타하고 연행한 곳이었다.
40년이 지난 지금 그 정문은 사라졌지만, 당시 총학생회장였던 박관현 열사 혁명정신 계승비, 故 윤상원 열사 조각상, 5월 27일 새벽 마지막 연설이 적힌 기념비, 용봉탑 등 11개의 기념비와 조각들이 교내에 남아있을 정도로 전남대는 사적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남대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에게 물어보자 잘 모른다는 답변이 대다수 돌아왔다.
전남대학교에 재학중인 이재현(가명) 학생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들어는 봤지만 구체적으로 모른다”며 “우리학교에 그런 기념비가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학교를 지나다니면서 용봉탑은 많이 봤지만, 아마 학생들 중에서 용봉탑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술술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데일리청년 / 최혁재 기자] 전남대학교 내에 있는 용봉탑
또 다른 학생인 김민수씨는 “기념관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대학교내 박물관은 어느 대학교나 있는 것 아니냐”며 “5·18 민주화운동이 광주에서 일어난 것은 알겠지만, 전남대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중요한 역사이지만 학교에서 그런 내용을 정규적인 과목으로 가르치지 않는 이상 특별히 많은 관심이 있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알기는 매우 어렵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2015년 5·18 기념재단이 발표한 일반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잘 알고 있다는 19.9%에 불과했고, 이름 정도만 들어봤다는 12.8%에 달할 정도로 아직 많은 사람들인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해당 조사는 만 19세 이상 국민들 600명을 대상으로 2015년 5월 12일 ~ 5월 13일간 조사했고, 신뢰수준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4.00% 이다. 조사기관은 5․18기념재단 & 현대리서치연구소이며, 조사방법은 전화조사, 조사방식 RDD방식이다 자세한 사항은 5·18 기념재단을 참고하면 된다)
전남대학교에서 만난 또 다른 학생은 이런 문제에 대해 “예전 교수님을 통해 우연찮게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들어서 알게는 되었지만, 학교내 어디에 있는지 구체적으로는 모르겠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 재단이나 학교에서 많은 유인물과 홍보물을 제작했으면 많은 학생들이 알 수 있을 것같은데”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김민수씨 역시 “제대로된 가이드나 교육, 설명자료가 잘 배포되면 좋겠다”며 “배포되면 역사가 잊혀지지 않고 잘 계승될 것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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