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사회규범을 무너뜨릴 때

[조직행동 1] A Fine is a Price

by witsfinder

직장 다니며 아이를 키우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근무시간에 어린아이를 맡기고 퇴근하면서 찾아가는 가정이 많다. 업무 마무리가 늦어지거나 회의가 길어지는 등 여러 가지 사정이 생기면 아이 찾으러 가는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선생님들이 퇴근시간이 지나도 남아 있어야 한다.


억제효과가설(Deterrence Hypothesis)이라는 것은 벌칙 등을 도입하여 잘못된 행동에 대한 대가를 충분하게 높이면, 그런 행동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2명의 연구자들이 이 이론을 적용한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 이스라엘의 한 도시에 있는 어린이시설(day-care centers)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어린이시설의 업무시간이 지나서까지 부모들이 아이를 찾으러 오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늦게 오는 부모들에게 벌금을 매기는 방법을 택했다. 10개 어린이시설을 선정하여 그 가운데 6개 시설은 실험집단으로 벌금을 부과하고, 4개 시설은 통제집단으로 예전처럼 벌금을 부과하지 않고 이후 결과를 비교했다.


벌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 부모들이 아이를 빨리 찾으러 왔을까?


예상과는 다르게 벌금을 부과한 6개 시설(실험집단)에서는 늦게 오는 부모들의 숫자가 오히려 더 늘어났다. 벌금을 부과하지 않은 4개 시설(통제집단)에서는 이전과 차이가 없었다.


벌금을 부과하기 전에는 부모들은 늦게 오는 것에 대해서 미안함을 느꼈지만, 늦는 것에 대한 대가로 벌금을 지불하게 되면서 벌금을 내면 된다고 정당화했기 때문이다. 물론 만약 한 달 이용료 수준으로 벌금을 아주 대폭 올린다면 늦는 부모들이 줄어들겠지만, 적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는 벌칙은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하지 않다.


이렇게 오히려 문제가 더 커지자 이번에는 벌금제도를 없애 보았다. 벌금을 없애면 예전 상태로 다시 돌아와야 될 것 같은데 늦게 오는 부모들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았다. 일부 시설에서는 벌금을 없앤 다음에도 그 숫자가 계속 늘어났다.


공동체에서 사람들이 일정한 행동을 하도록 보이지 않게 기능을 하던 사회규범이 무너진 것이다. 사회적인 규범은 금전에 의한 벌칙보다 더 강하고, 한 번 사회규범이 금전적인 관계에 의해 훼손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참고자료)

U. Gneezy. & A. Rustichini. (2000), A Fine is a Price, Journal of Legal Studies, vol. XXIX.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자리 적합성 판단을 위한 기본 면접질문 30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