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행동 3] 초점에 의한 착각
“행복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아리스토텔레스
“대부분 사람은 마음먹은 만큼만 행복하다.” -에이브러햄 링컨
“행복과 불행은 함께 자라고 있는 남매 또는 쌍둥이와 같다.” -니체
삶에 대한 만족, 행복에 대한 인식은 주관적이다. 같은 것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정도는 다르다. 행복에 대해 많은 위인이 그렇게 말했고,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지 마음속으로 받아들였다는 뜻은 아니다. 여전히 행복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절대적인 기준이 있다고 믿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행복을 인식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큰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불행할 것이라 인식한다. 복권 1등에 당첨된 사람은 더 행복할 것이라 여긴다. 1978년 미국에서 심리학자들이 수행한 유명한 연구 결과가 있다. 응답자들에게 전반적인 행복 수준을 질문하고 결과를 분석해 보니,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이건, 복권 당첨된 사람이건 일반적인 사람들의 행복 수준과 비교하여 미미한 차이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예상하는 것과는 정반대 결과다.
그들이 더 불행하거나 더 행복할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바로 장애나 행운이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장애나 행운이라는 특정한 사항에 초점을 두다 보니 전반적인 행복의 수준도 그것에 따라 인식하는 초점에 의한 착각(focusing illusion)이 작동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장애나 행운 같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거기에 계속 머물러 있지 않는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여건에 적응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일상의 다양한 고민과 즐거움에 다시 직면한다. 점심은 무엇을 먹어야 할지, 주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생기는 문제 등등 새로운 일에 몰입하게 된다.
비슷한 연령대 1,993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험한 연구가 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에 비해 미시간주나 오하이오주 등 중서부 지방의 겨울 날씨는 춥고 황량하다. 이 연구에서 두 지역에 살고 있는 거주자들에게 자신들의 전반적인 행복 수준을 질문해 보니 지역 간 차이가 없었다.
각각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행복 인식에서 날씨는 실제로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날씨도 삶의 만족도에 일부 영향을 주겠지만 그 외 여러 가지 삶의 문제가 행복을 결정한다. 대학생에게는 장래 일자리, 학습 기회, 학비 등 돈 걱정, 개인적인 안전, 사회적 교류와 같은 문제에 비해 날씨는 삶의 만족 수준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비중이 크지 않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 사는 학생들의 행복 수준이 어떠할지 질문하면 캘리포니아에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할 것이라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그 지역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두 지역의 대표적인 특징 중 날씨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날씨 차이가 행복 수준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1996년에 실시한 실험 결과도 있다. 대학생들에게 ‘얼마나 행복한가요?’와 ‘지난달 데이트를 몇 번 했나요?’라는 두 질문을 제시하는 순서에 따라 답변 간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달라졌다. 먼저 얼마나 행복한지 묻고 나서 데이트 횟수를 질문하면 답변 간의 상관관계는 0.12로 매우 낮았다. 거의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반대 순서로 질문하면 상관관계가 0.66으로 매우 높아졌다. (상관관계는 1이나 –1에 가까울수록 높고, 0에 가까울수록 낮은 것으로 해석한다) 데이트 횟수가 많을수록 행복 수준이 높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데이트 횟수를 먼저 질문하면 이것에 집중하게 되어 전체적인 행복의 정도를 연관하여 응답하게 된다.
대학 순위 발표를 보면 학교라는 것을 기준으로 행복의 수준을 생각한다. TV 프로그램이나 온라인에서 균형 잡힌 몸과 근육을 자랑하는 남녀 연예인이 많다. 그것을 보다 보면 몸매에 초점을 맞추어 행복을 판단한다. 좋은 아파트에 입주했다는 친구 소식을 들으면 집이 삶의 만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실제로 학교나 몸매, 아파트는 행복을 결정하는 기준의 전부는 아니다.
행복은 주관적일 뿐만 아니라, 종종 이러한 착각을 통해 인식된다.
(참고) Schkade., D. A., & Kahneman., D. (1998). Does living in California make people happy? A focusing illusion in judgments of life satisfaction. Psychological Science, vol. 9, No 5, 34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