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행동 4] Placebo Effect
가끔 가짜 약 판매를 적발했다는 뉴스를 접한다. 가짜는 아니더라도 허위나 과장광고가 문제 되기도 한다. 요즘은 과장광고 예방을 위한 것인지, 건강식품이나 일부 약품에는 ‘~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표준처럼 사용한다. 그 문구를 볼 때마다 왠지 약에 대한 신뢰가 오히려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차라리 분명하게 효과가 있다고 하면 마음이 더 편해질 것 같기는 하다.
가짜 약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 때도 있다. 이와 관련한 현대적 연구를 시작한 사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의사인 Henry K. Beecher이다. 물론 그가 오랜 인류 역사에서 가짜 약 효과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아니다. 그는 전장에서 부상병에게 투여할 모르핀이 부족해지자 통증을 줄여준다고 안심시키면서 식염수를 투여했다.
여러 차례 임상에서 사용한 결과, 이 가짜 약을 투여받은 환자 약 35% 이상이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가짜 약(위약, 僞藥)에 의한 효과를 연구하여 1955년 『The Powerful Placebo』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상태가 나아질 것이라고 위로하는 말과 그것에 대한 믿음 만으로도 좋아지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가짜 약이 가격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까? 똑같은 가짜 약도 비싼 것이 더 효과가 높을까?
2008년 미국 Duke대학 Dan Ariely 교수 연구팀이 실시한 통증 감소 실험이 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위험하지 않을 정도의 전기 충격을 가해 통증을 느끼게 했다. 같은 가짜 약을 두 집단에 제공한 다음, 통증이 감소하는지 조사했다. 가짜 약 가격을 한 집단에게는 $2.50으로, 다른 집단에게는 그것의 25분의 1 수준인 $0.10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비싼 가짜 약($2.50) 그룹에서는 85.4%가, 싼 가짜 약($0.10) 그룹에서는 61.0%가 통증 감소를 경험하여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의학박사인 Alberto J. Espay 등이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다. 12명의 환자에게 파킨슨병 치료제인 레보도파(levodopa)와 가짜 약을 투여했다. 똑같은 가짜 약이지만 환자에게는 비싼 약과 싼 약 두 가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를 먼저 투여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환자에게 숨기고 실험하기 위해서 법규에 따라 관련 심의기관의 사전 승인을 받았다)
실험 결과, 치료제인 레보도파보다는 효과가 낮았지만 두 가지 가짜 약 모두 의학적으로 운동기능 개선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비싼 약을 먼저 투여한다는 설명을 들은 환자들이 싼 약을 먼저 투여한다고 들은 환자들보다 운동 기능이 전반적으로 10%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명확하게 밝힐 수는 없을 것이다. 약에 대한 믿음이, 믿음의 정도에 따라 뇌에서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하고, 도파민은 통증을 덜 느끼게 하거나 운동 기능을 더 활성화할 수도 있다고 한다.
가짜 약을 만들거나 과장광고하는 사람들이 어떤 면에서는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든다.
살아가면서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이렇게 가짜 약 효과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와 연관된 개념으로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가 있다. 노시보 효과는 약물치료 등에 대해 부정적인 의심을 가지면 더 좋지 않은 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약물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걱정하면, 정상적인 약을 투여해도 효과가 없거나 악화되는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모두 마음가짐과 믿음에 따라 나타나는 일이다.
(참고자료)
Waber, R. L., et al. (2008). Commercial Features of Placebo and Therapeutic Efficacy. JAMA(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pp. 1016-1017.
Espay, A. J., et al. (2015). Placebo effect of medication cost in Parkinson disease : A randomized double-blind study. 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Vol. 84(8), pp. 794-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