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경제적 판단은 과연 합리적인가?

[조직행동 8] 같은 가치에 대한 다른 판단

by witsfinder

<질문1>

어떤 조명가게에서 전등을 100달러에 팔고 있습니다.

5블록 떨어진 다른 가게에서는 같은 전등 제품을 75달러에 판다고 합니다.

당신이라면 더 싸게 사기 위해 다른 가게로 걸어가겠습니까?


<질문2>

어떤 가구점에서는 식탁 세트를 2,000달러에 팔고 있습니다.

똑같이 5블록 떨어진 다른 가구점에서는 같은 제품을 1,975달러에 판다고 합니다.

더 싸게 구매하기 위해 다른 가계로 걸어가겠습니까?


위 두 가지 질문에서 판단해야 할 핵심은 같다. 바로 ‘25달러를 아끼기 위해 5블록을 걸어갈 것인가?’이다.


실험 결과, 같은 돈(25달러)을 아끼기 위해 같은 거리를 가는 것이지만 전등을 사려는 경우가 식탁 세트를 사려는 경우보다 다른 가게로 가는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Belsky, 2009).


같은 경제적 가치라도 상황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은 달라진다. 항상 일관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일상생활용품은 싸게 사려고 하면서, 명품이나 보석 가격에는 관대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사람은 돈의 출처와 사용 목적에 따라 돈을 다르게 구분하고 관리한다. 용돈이나 보너스로 받은 돈은 월급으로 받은 돈보다 쓰기 쉽다. 퇴직금을 사용하는 것에는 아주 보수적이다. 같은 금액이라도 복권 당첨금은 헤프게 쓴다. 같은 돈이지만 마음속으로 의미를 다르게 부여하는 것이다.


같은 가치가 있더라도 그것이 ‘물건’이냐, ‘돈’이냐에 따라서도 행동이 달라진다. 대학교 기숙사 등에는 냉장고를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숙사 공용 냉장고에 음료수 캔 6개를 넣어 두었더니 학생들이 자기 것이 아닌데도 금방 가져갔다. 크게 미안함이나 죄의식을 느끼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음료캔 1개 가격 수준인 1달러 지폐를 여섯 장 넣어두었더니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Ariely, 2008).


사무실에서 몇 천 원 현금을 가져가는 것은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회계 전표는 10원 하나도 빠짐없이 정확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비슷한 가격의 볼펜 등 사무용품을 집에 가져가는 것에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경제학에서는 '경제 주체로서 소비자는 얻는 효용을 극대화하고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경제적 의사결정을 한다'라고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 우리는 같은 경제적 가치에 대해 다른 결정을 한다. 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고, 투자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하고 복잡한 분석기법을 활용한다. 그러면서 이미 투자한 프로젝트는 지속적인 손실 발생이 명백해도 쉽게 포기하지 못하기도 한다.


결국, 우리의 경제적 판단이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다.


(참고자료)

Belsky, G., & Gilovich, T. (2009). 『Why Smart People Make Big Money Mistakes』.

Dan Ariely. (2008). 『Predictably Irr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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