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도구로서 면접의 한계
신입사원 임원면접 대기실. 긴 복도 벽에 줄지어 놓여 있는 의자에 지원자들이 긴장된 얼굴로 앉아 있다. 어깨를 잔뜩 움츠린 사람, 메모해 온 자기소개를 외우고 있는 사람, 심호흡하고 있는 사람 등 대기실은 긴장감이 가득하다.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지원자들은 순서대로 한 명씩 임원실에 딸린 부속실에서 대기하다가, 앞의 지원자가 나오면 바로 들어간다. 진행요원이 이름을 부르자 지원자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속실로 들어온다. 이십 대 후반이나 삼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는 전혀 긴장한 기색 없이 여유로워 보인다.
입고 온 외투를 의자 팔걸이에 걸어 놓고는 느긋하게 앉아 한쪽 다리를 높이 꼬아 올렸다. 그는 방 안을 두리번거리더니 어려 보이는 비서를 힐끗 보며 불쑥 말을 던진다.
“오늘 조간신문 없어? 난 ○○신문을 보는데.”
낯선 반말과 갑작스러운 요구에 당황한 직원은 급하게 신문 더미를 뒤적인다. 종이 뭉치 속에서 신문을 찾아 건네자, 지원자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신문을 받는다. 건네는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상체를 뒤로 젖힌 채 여유롭게 신문을 펼친다. 마치 임원을 만나러 온 고위직 간부라도 되는 듯하다.
잠시 후, 면접 차례가 되어 그는 힘찬 걸음으로 면접실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고 나서 20여 분 뒤,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나온다.
이 과정을 지켜보았던 채용담당자가 그 지원자의 입사지원서를 훑어본다. 다른 대기업에서 3년 정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채용담당자는 곧장 임원실로 들어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조금 전 들어온 지원자는 어떻게 보셨는지요?”
면접관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아주 똑똑한 친구던데. 사교성도 있고, 두뇌 회전도 빠르고, 답변도 능숙해. 모처럼 훌륭한 사람을 봤네. 좋아! 아주 좋아!”
“···.”
인사담당자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한다.
직접 현장에서 보지는 않았지만 들어서 알고 있는 실제 사례다. 그 무례한 지원자는 과연 합격했을까? 독자의 상상에 맡기겠다.
면접관은 제한된 시간 동안 대화와 행동만으로 지원자를 평가한다. 그 짧은 순간에 드러나지 않는 본모습은 알 수 없다. 면접은 이렇게 사람을 평가하는 도구로서 일정한 한계가 있다.
지원자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면접은 결코 면접실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지원자의 말과 태도는 이미 면접실 밖에서도 누군가의 눈에 관찰되고 있다. 면접을 연극이라고 생각한다면 대기실도 이미 공연이 시작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