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 인간과 AI의 차이

AI면접의 한계와 활용 ②

by witsfinder

간절한 눈빛, 흔들리는 눈빛, 기대에 찬 눈빛.

우리는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이해하기도 한다. 기계는 사람 눈빛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까?


면접의 주체로서 인간과 AI의 인식과 판단 과정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람을 선발하는 면접에서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제가 어릴 때 자란 곳은 바람이 거세게 부는 외딴 섬이었습니다."


지원자의 답변 가운데 이 문장을 들으면 우리는 바다, 섬마을, 바람에 관한 자신의 기억과 상상을 떠올린다. 그런 느낌과 감정적 연결이 있어야 상대가 말하고자 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의 인식은 단순한 정보 처리 과정이 아니다. 인식은 신경과 호르몬, 유전자, 경험, 이야기가 수없이 얽혀 만들어내는 살아있는 존재가 하는 행위이다. 예를 들어, 사람은 '거울신경세포'라는 것을 가지고 있어 상대방의 표정과 말투, 행동을 보면서 마치 내가 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반응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공감과 감정 이입이 이루어지고 관계가 형성된다.


AI는 전혀 다른 구조로 작동한다. AI와 대화를 반갑다는 말로 시작하면, AI도 '다시 보게 되어 반갑습니다!'라고 반응한다. 이때 AI는 사실 사람처럼 반가워하는 감정이 없다. 단지, 통계적인 패턴에 따라 상황과 맥락에 맞는 답변을 선택하여 제시하는 것이다.


ChatGPT 등 AI가 대화에서 보이는 다양한 반응은 감정의 ‘흉내’일뿐이다.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 표현을 모방하는 것이다. 지원자의 긴장감, 억눌린 감정, 성실함, 인간적 매력 등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중요한 것은 인식하기 어렵다.


면접관은 대화할 때 최근의 사회적 상황, 그날의 날씨, 면접장 분위기 등을 지원자와 함께 공유한다. 지원자의 불안과 안정감, 진정성 같은 미세한 감정을 느낀다. 단순히 말을 텍스트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떨림, 실수 뒤에 숨겨진 진심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인간 면접관은 이렇게 판단한다.


'말하는 것은 서툴지만 태도가 진실하네.'

'논리는 강한데 다른 사람들과 협조적인 태도에는 다소 문제가 있을 것 같다.'

'눈빛이 적극적이다. 뽑으면 일을 빨리 배울 것 같다.'


더 나아가, 지나치게 긴장하는 지원자에게는 따뜻하게 대하면서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똑똑하고 당당한 지원자는 좀 더 심도있게 역량을 파악하기 위해 압박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면접은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지원자의 말, 표정, 태도, 가치관, 진정성을 파악하고, 이성적인 근거와 도덕 기준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AI는 인간의 두뇌 작동을 모방하여 설계되었지만, 실제 지원자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원리는 전혀 다르다. AI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여 말과 표정, 행동을 통한 적합성의 확률적 관계를 계산한다. 인간처럼 기억과 직관에 의한 이해가 아니라 통계적 패턴을 기반으로 예측한다.


AI는 면접질문을 생성하고 지원자 답변의 논리성을 검토하는 등 보조적인 역할은 잘 할 수 있다. 면접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고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역할이 바람직하다.


결국, '힘든 일을 같이 해결하면서 오랜 시간 함께할 동료로 이 사람을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최종 판단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책임을 지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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