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행동 19] 사회적 전염과 행동에 관한 실험들
최근 대학생들의 시험 부정행위가 언론에 오르고 있다. 학교에서는 주로 시험, 논문 작성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나타난다. 기업 등 조직에서는 횡령과 위조 등 좀 더 심각한 형태도 있다. 집단에서 부정행위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몇 가지 연구사례를 살펴보겠다.
<실험 1> 부정행위는 전염되는가?
카네기멜론(Carnegie Mellon) 대학 141명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이다. 참여자들에게 수학문제를 풀게 하고 정답 개수에 따라 금액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관찰하였다(Gino, Ayal, & Ariely, 2009).
한 집단은 시험 종료 후 정답과 지급액을 감독자가 직접 확인하여, 돈 지급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못하는 조건을 설정하였다(통제집단).
다른 3개 집단은 감독자가 참여자의 정답을 확인하지 않았다. 스스로 양심에 따라 정답수만큼 봉투에서 돈을 가져가고, 나머지는 알아서 반납하게 했다. 부정행위가 가능한 조건을 만든 것이다(실험집단).
3개의 실험집단 가운데 2개 집단에는 전문적인 배우가 학생으로 위장하여 부정행위를 주동하는 역할을 했다. 나머지 1개 집단은 부정행위 주동자 없이 시험이 진행됐다. 부정행위를 주동한 배우는 한 집단에서는 그 대학 학생으로(in-group), 다른 집단에서는 피츠버그대학 티셔츠를 입은 타대학 학생으로 가장해 참여했다(out-group).
실험결과, 부정행위를 못하는 집단(통제집단)의 정답 개수가 당연히 가장 적었다. 같은 대학 학생이 부정행위를 주동한 경우 참가자들의 허위 보고가 가장 많았다. 타대학 학생이 부정행위를 주동한 집단의 허위 보고는 이보다 훨씬 적었다. 동일 집단에 속한 사람이 주동하는 부정행위를 따르는 경향이 강한 것이다.
부정행위는 사회적으로 전염된다. 주변 사람이 부정행위를 하면 따라 하게 된다. 특히, 타인의 부정행위를 따를지 말지 판단하는 데에는 ‘그 사람과 자신의 관계’가 작용한다. 부정행위를 하는 사람이 자신과 같은 집단이면 동조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조직 내에는 **회, **학교 동문 등 다양한 비공식적 집단이 있다. 이 외에도 각종 라인과 파벌이 있다. 같은 집단 사람들이 저지르는 부정과 비리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동조하는 이유는 이러한 현상으로 설명이 된다.
<실험 2> 윤리적인 기준을 떠올리는 것이 부정행위 감소에 영향을 주는가?
위와 유사하게 229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문제를 풀게 하는 실험을 했다. 점수에 따라 일정한 금액을 보상한다고 안내했다. 시험 보기 전에 한 집단은 고등학교에서 읽은 책 10권의 제목을, 다른 한 집단은 성경의 십계명을 쓰도록 했다. 십계명을 적게 한 것은 학생들의 종교나 신을 믿는지와는 관계없이 윤리적인 기준을 머리에 떠올리는 것이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Mazar, Amir & Ariely, 2008).
우선 2개 집단은 자신의 점수를 고치는 부정행위를 할 수 없는 조건에서 시험을 보았다. 점수를 비교해 보니 2개 집단 간의 평균점수는 전혀 차이가 없었다. 시험 보기 전에 고교 때 읽은 책 제목을 쓰던, 십계명을 쓰던 시험점수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이다.
이번에는 새로운 2개 집단에게 스스로 채점하고 점수를 고칠 수 있어 부정행위가 가능한 조건을 만들었다. 그 결과, 고등학교에서 읽은 책 제목을 기억하도록 한 집단의 점수가 부정행위가 불가능한 집단의 점수보다 36%나 높았다. 십계명을 쓰면서 도덕적 기준을 상기한 집단은 부정행위가 불가능한 집단보다 점수가 높지 않았다.
동일하게 부정행위가 가능한 조건에서도 십계명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부정행위를 억제한 것이다. 도덕적인 원칙을 상기하게 하면 자기 정체성을 강하게 자극해 부정행위 억제 역할을 한다. 각종 선서나 각서를 작성하는 행위가 단순히 형식적인 것은 아니고 일정한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실험 3> 도덕적 의식을 상기한 순서가 부정행위에 영향을 주는가?
실험참가자들에게 문제를 풀게 하고 그 결과를 세금 공제나 보험 청구서와 유사한 양식에 작성하여 서명한 다음 제출하게 하였다. 서류에 서명하는 위치를 한 집단에게는 문서 상단에, 다른 집단에게는 문서 하단에 만들었다. 서명 위치가 허위 보고(과다 청구 등)에 미치는 효과를 측정한 것이다(Shu et al., 2012).
실험결과 상단에 서명한 경우 허위 청구 금액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도덕기준의 상기 기회는 부정행위를 할 수 있는 시점 이전에 제공되어야 효과가 있고, 단순히 서명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도덕적 감각이 활성화된다는 연구결과이다.
윤리적 행동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쉽게 모방되며, 행동 구조를 조금만 바꾸어도 부정행위를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들이다.
*참고자료
Gino, F., Ayal, S., & Ariely, D. (2009). Contagion and Differentiation in Unethical Behavior: The Effect of One Bad Apple on the Barrel. Psychological Science, 20(3), 393–398.
Mazar, N., Amir, O., & Ariely, D. (2008). The Dishonesty of Honest People: A Theory of Self-Concept Maintenance.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45, 633–644.
Shu, L. L., Mazar, N., Gino, F., Ariely, D., & Bazerman, M. H. (2012). Signing at the Beginning Makes Ethics Salient and Decreases Dishonest Behavior.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9(38), 15197–15200.
** 이미지 : AI 활용 생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