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면접 일반
채용은 최종적으로 ‘선발’과 ‘탈락’ 두 가지 중에서 결정된다. 적합한 사람은 선발하고, 부적합한 사람을 탈락시킨다면 정상적인 의사결정이다. 반면, 적합한 사람을 탈락시키거나, 부적합한 사람을 선발하면 문제가 된다. 그 가운데에서도 부적합한 사람을 조직에 들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이다.
적합한 사람을 뽑지 않는다는 것은 조직 차원에서 분명히 기회의 손실이다. 확보할 우수 인재를 놓치는 것이다. 그렇지만 다음에 다른 인재를 뽑을 기회는 있다. 조직은 채용과정에서 놓친 우수 인재를 아까워하며 계속 기억하지는 않는다.
부적합한 사람은 조직에 한번 들어오면 내보내기가 어렵다. 근로자가 되는 순간 법이 보호하기 때문에 쉽게 해고할 수 없다. 조직에서 오랫동안 부담이 되고, 관리에 많은 자원이 소요된다.
그렇다면 입사지원자를 단순하게 적합자와 부적합자로 양분할 수 있을까? 결론은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능력이나 태도 면에서 그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비슷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대다수다. 약간의 역량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선발에 결정적일 만큼 크지는 않다.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에는 소수의 우수한 적합 인재와 부적합자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입사지원자의 역량 수준 분포를 그림으로 그린다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입사지원자는 이렇게 어느 정도 종모양의 정규분포를 이루고 있고, 평범한 인재가 대부분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소수 우수인재와 부적합자들이 양쪽 꼬리에 위치하고 있다.
채용담당자의 핵심적인 역할 가운데 하나는 '소수'의 부적합자를 걸러내는 것이다. 그럼 어떤 지원자가 면접에서 뽑아서는 안 되는 사람일까? 넓은 의미에서 말한다면 업무능력이 '크게' 부족하거나, 인성이나 태도가 보통 수준의 기준에서 '크게' 벗어난 경우이다.
입사지원자 입장에서는 선발에서 제외해야 할 사람이라는 논의 자체가 불편할 주제일 수 있다. 업무능력이나 인성, 태도가 완벽한 사람은 없다. 사람은 일정한 부분 단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크게'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그 문제가 지나치면 채용에서 걸러야 한다는 뜻이다.
선발에서 걸러야 하는 지원자 유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해 보겠다. 실제 면접 현장에서 이런 유형의 지원자를 파악해서 명확하게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지원자의 답변, 태도, 입사지원 서류상의 객관적인 근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그럴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1) 일에 대한 의욕과 책임감이 거의 없는 사람
의욕과 책임감은 일을 시작하고 끝까지 수행하게 하는 기본 조건이다. 최근 이른바 '3요(그걸요? 제가요? 왜요?)'라는 표현으로 젊은 세대의 소통 방식이 화두가 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질문을 하는 이유는 일을 회피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질문 자체의 당돌함보다는, 질문 이후 실행 단계에서 태도가 중요하다.
조직 구성원은 기본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 일은 힘들고 때로는 무료하다. 재미있고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그런 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은 대개 힘든 것을 참고 수행한다. 그런데 간혹 일하려는 의욕이 '거의' 없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채용하더라도 오래 근무하지 않고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일에 대한 의욕을 가진 사람을 뽑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 대부분 일은 조직에 들어와서 배운다. 학교에서는 전공 공부만 하는 것도 아니고, 학교 전공이 실무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도 아니다. 비전공자도 그 기간 동안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하면서 배운다면 전공자보다 훨씬 뛰어난 직무능력을 갖출 수 있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는 직무능력보다 의욕이 더 중요한 기준이다.
학력이나 성적이 우수하기는 한 데 그동안 부모의 지원과 학원 등 교육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졌을 뿐, 본인은 조직에서 일할 의사가 없는 지원자 유형이 있다. 의욕이 없으면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
일에 대한 의욕이 없다고 해서 성격이나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타고난 성격은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원만한 경우도 있다. 조직이라는 배경이 아닌 개인적인 관계에서는 좋은 사람도 많다.
물론 처음에는 열정이 넘치던 사람이 오랫동안 조직에 몸 담으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의욕을 상실하기도 한다. 조직문화나 상급자들의 리더십 자체가 문제가 있어 의욕을 갖춘 사람이 동기 부여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까지는 채용선발에서 미리 예측할 수는 없다.
채용에서 관건은 '처음부터 제대로 일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다. 다만, 이런 사람을 구별해 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면접에서 지원자는 본인의 열정을 과장하기 때문이다.
몇 가지 단서를 통해 일할 의욕이 없는 지원자를 추정할 수는 있다. 우선 지원한 조직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않은 지원자는 일할 의욕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 간혹 친구 따라 우연히 입사지원서를 같이 낸 경우도 있다. 조직이 어떤 사업을 하는지, 지원한 직무를 왜 하고 싶은지 답변하지 못한다면 선발에서 제외할 충분한 사유가 된다.
지원한 직무를 위해 준비하지 않은 지원자도 마찬가지다. 어학 등 일반적인 스펙은 높지만, 직무 관련 노력은 하지 않았다면 그 일에 대한 관심도가 낮다는 뜻이다. 많은 지원자들과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굳이 선발해야 할 이유가 없다.
직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어떤 일에 열정을 쏟은 경험이 없는 지원자도 마찬가지다. 어떤 일이던 열정을 가지고 한 경험이 없다면 미래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일에 대한 의욕이 있으면 대부분 성실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일한다. 그런데 의욕은 있어 보이는데 지속적으로 꿋꿋하게 수행하지 못하거나, 책임감이 없는 유형도 있다. 다만 책임감이 부족한 유형을 면접에서 명확히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질문과 대화 그리고 태도 관찰을 통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 어떤 일을 성실하게 했다는 경험과 사례를 제시하게 하고, 후속 질문을 통해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실패 경험을 물어봤을 때 환경이나 주변인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원인을 돌리는 지원자는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이전 근무한 조직의 근무 환경이나 상사, 동료에 대해 비판적으로 답변하는 지원자는 자기 책임감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2) 일반적인 도덕 기준에 크게 벗어난 사람
도덕성은 조직이 개인을 신뢰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다. 반면, 사람은 때로는 다소 도덕적이지 않은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한다. 그렇지만 만약 지원자가 거액의 공금을 횡령할 사람이라면 전혀 다른 차원이다. 조직의 약점을 찾아내서 악의적으로 거래와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도 있다. 계획적, 반복적인 성희롱 등으로 조직을 떠나야 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이 오랜 조직생활을 통해 도덕관념이 변질된 것이라면 조직문화나 상급자의 리더십 문제로 책임을 돌릴 수 있다. 그렇지만 조직에 들어온 지 몇 년 되지 않은 사람이 이런 행위를 한다면 채용선발에서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것이다.
능력이 평범한 인재는 교육과 경력 개발을 통해 우수 인재로 키울 수 있다. 인성과 가치관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변하기가 쉽지 않다. 수십 년 동안 굳어진 인성과 태도를 코칭이나 교육으로 바꾸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조직이 그런 사람을 뽑아서 교육해야 할 이유도 없다.
통상적인 인상관리 수준을 넘어서 거짓 답변과 행동을 하는 지원자가 있다면 선발에서 제외해야 한다. 입사지원자는 일정 수준에서는 좋은 모습을 과장하고 약점은 감추려고 한다. 이런 행동은 대면관계에서 어느 정도 정상적인 인상관리이므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범위를 벗어나 선발에 관한 중요한 사항에 대해 명백한 거짓이나 허위 답변을 하는 지원자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력이나 답변의 허위 여부는 후속 질문 등을 통해 찾아낼 수 있다.
3) 대인관계와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사람
능력은 뛰어난데 조직 내외에서 사람들과 항상 갈등과 다툼이 생기는 유형이 있다. 서로 간 관점의 차이를 인정하고 양보와 타협할 줄 모르며,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는 사람도 있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고객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협력업체 직원을 함부로 대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관계에서의 마찰이 조직의 성과를 저하시키므로 이런 지원자는 채용선발에서 배제해야 한다.
이와 달리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 자체를 회피하는 유형도 있다. 소통을 싫어하거나 두려워한다면 마찬가지로 조직인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
대인관계에서 현저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지원자를 면접에서 의외로 쉽게 발견하기도 있다. 면접이 기본적으로 대화와 관찰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므로 지원자가 무의식적으로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 있다. 예를 들어, 토론면접에서 다른 지원자의 주장을 근거 없이 무시하거나 강하게 비판하는 지원자는 조직에서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의사소통 능력의 부족 역시 조직생활에서 큰 걸림돌이 된다. 반복적인 설명에도 불구하고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자기중심적인 해석으로 대화의 흐름을 끊는 경우에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상대방의 대화 의도를 잘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판단하는 지원자도 있다. 면접관의 질문을 끝까지 듣지 않고 중간에 끊고 답변하는 지원자가 그런 유형의 예시다.
4) 감정 조절 능력 및 스트레스 내성이 크게 부족한 사람
업무 환경에서 발생하는 압박이 심하면 감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폭발하는 유형이 있다. 반대로 지나칠 정도로 위축되어 정상적으로 일을 하지 못하는 유형도 있다. 감정 조절에 문제가 있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경우, 동료나 고객 등 주변인뿐만 아니라 본인도 힘든 상황에 자주 직면하게 된다.
면접관은 의도적으로 지원자에게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을 하거나 지원자의 답변에 반박하는 등 압박 질문을 통해 스트레스 내성을 확인하는 시도를 할 수 있다. 지원자의 표정이나 몸짓, 답변에서 공격성이 드러나면 일단 의심해 보아야 한다. 대부분 지원자는 철저하게 부정적인 면을 감추려 하므로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는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일하기에는 현저하게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경직된 사람이 있다. 장애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은 채용에서 차별하면 안 된다. 관련 법령에 의해 고용이 장려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정서적 불안정성이 그 수준이 심각하여 업무 수행이 어려운 경우를 의미한다.
채용 과정에서 신체적 한계는 일정 부분 외관이나 채용신체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업무 수행이 어려울 정도로 정서적 한계가 심각한 지원자는 짧은 시간의 면접을 통해 구별하기 어렵다. 사람을 보는 경험이 많고 세심한 관찰력을 가진 면접관도 이런 지원자를 찾아내기 힘들다.
현실에서는 심각한 정서적 불안정성을 가진 지원자를 선발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하고 채용하는 사례도 있다. 선발한 후 일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게 되는데, 채용담당자와 면접관으로서는 큰 실책이 될 수밖에 없다.
5) 조직 문화와 근무여건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
사람마다 성격과 성향이 다르듯 조직마다 고유한 문화가 있다. 조직의 사업과 근무여건도 각양각색이다. 이것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계는 업무 성격과 일하는 분위기가 다르고, 공기업과 사기업은 문화가 다르고 근무 환경이 다르다.
면접관들이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는 '우리 조직에 들어와서 잘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인가?'이다. 조직문화와 맞지 않는 사람이 들어오면 당사자도 힘들다.
근무여건도 중요한 기준이다. 수도권에서만 근무를 원하는 지원자는 전국 단위로 순환보직을 하는 공기업에 입사하면 계속 다니지 못한다. 계속 근무하더라도 만족감을 느끼기 어렵다. 조직문화와 근무여건에 대한 지원자의 적합성은 능력이나 태도만큼 중요하다.
지금까지 선발해서 안되는 지원자 유형을 살펴보았다.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무능력이나 인성·태도에서도 누구나 다소 결점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항상 일하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도덕기준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사람관계에서도 아무 갈등 없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취업지원자가 자신이 이러한 문제를 일부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고 해서 자신감을 잃을 필요는 없다. 지나치게 벗어나면 채용에서 문제가 되는데, 선발에서 걸러내는 것이 채용면접의 불가피한 기능이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사소한 단점에 매몰되기보다, 지원자에게 결정적 부적합 사유가 있는지를 예리하게 포착해야 한다. 채용은 완벽한 인재를 찾는 과정이 아니다. 조직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인재를 걸러내는 데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