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의 행위 예술가

by 재치있는 스텔라

늦은 오후, 나의 그녀가 또 통보를 날린다.

호수공원에 가야 한단다.

저녁이 다 되어 가기에 가지 말자고 했으나, 그런 말들은 그녀에게 들리지 않는다.

마침 노래하는 분수대의 분수쇼가 시작한다.

인어공주의 메인 테마가 나오고 화려한 분수쇼 펼쳐진다.

잠시나마, 노래 속에 들어갔다 나온 듯하다.


30여분의 분수쇼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려는 찰나!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 것이 보였다.

구름 떼처럼 모여있으니, 운집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자세히 보니, 마술사가 마술쇼를 진행하고 있었다.

보기에는 평범한 마술쇼처럼 보였다.

내 생각엔 마술쇼라기보다는 언변쇼에 가까웠다.

마술사가 말을 너무 맛있게, 너무 재미있게 잘해서 관중들이 엄청 집중하면서 쇼를 관람하고 있었다.

두꺼운 사슬을 온몸에 감은 마술사는 관객들 중 한 명을 뽑아 자신이 묶은 사슬이 잘 잠겼는지, 튼튼한지 보여주었고, 잠깐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멋지게 푸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까지는 여타의 마술쇼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쇠사슬을 풀고 마술사는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저는 이곳에서 초중고를 나왔습니다. 친구들이 대학을 가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떠나갈 때, 저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어릴 때부터 관심받는 것을 좋아했고, 나와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제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부끄럽지만 이 공연을 보시고 여러분들이 즐거우셨다면, 저는 그것만으로 만족합니다. 그러나, 제 공연이 너무 재미있어서 팁이라도 조금 주시겠다면 여기 아래에 담아주세요~ 현금이 없어도 걱정 마세요 핸드폰으로 보낼 수도 있답니다."

사람들은 기분 좋게 웃으며, 팁을 주기 시작했다.

나 역시 핸드폰으로 팁을 보내면서, 힘찬 응원 말을 건넸다.


나는 마술사가 너무 대단해 보였다.

공연 자체를 즐기는 것도 대단하지만, 비교적 어린 나이임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어른스러워 보였다.

숨기지 않고 진솔하게 자신의 삶을 마주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아니던가!

그를 호수공원의 마술사라고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는 호수공원의 행위예술가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성찰 있는 그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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