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의료보조 로봇 사월이를 만난 여자
점심을 먹고 병실로 올라가던 중이었다.
멀리서 보니,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있었다. 얼른 뛰어가서 열림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를 잡았다.
병원 엘리버이터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해서 그런지 한번 놓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닫히기 직전 문이 열리고, 가운데에 떡하니 로봇이 서있었다.
'앗! 의료보조 로봇이다'
충전 중이거나 지나가는 모습은 봤는데, 엘리베이터를 혼자 타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귀엽고 신기했다.
이아이의 이름은 사월이인 모양이다. 다른 층에서 칠월 이를 봤는데, 아마도 사월이를 포함해서 열한 명의 형제가 있을 듯하다.
뒤편으로 가니,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여, 2F으로 이동 중입니다."라고 쓰여있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가 2층에 멈추자, "2층으로 이동 중입니다."라고 상냥한 말투와 함께 스무스하고, 우아한 움직임으로 천천히 내렸다. 나도 모르게 '수고해'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의료 보조 로봇은 생각보다 바빴다.
기본적인 물건 배송부터, 피검사와 같은 검체들을 계속해서 운반한다.
그 외에도 병원 곳곳에 환자들을 안내한다. 어르신분들은 검사실이나, 진료실을 잘 못 찾으시기 때문에 로봇이 함께 이동해 준다. 배송할 때 나오는 안내 방송은 어찌나 야무진지 모른다.
지나가고 있고, 양해를 바란다는 내용인데, 또랑또랑한 목소리에서 일에 대한 자부심도 느껴진다.
또, 생김새가 로봇이라기보다는 애완동물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특히나 눈을 깜빡이면서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심쿵한다.
다음에 또 만나면 인사를 해줘야겠다.
"사월아! 넌 참 열심히 사는구나! 수고가 많아! 다른 형제들 한테도 전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