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에서 볼일을 보고 광화문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시청 광장은 스케이트장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었고, 큰 크리스마스트리가 연말 분위기를 자아냈다.
예전에 근처에서 일했기에, 이곳 풍경은 익숙하다.
스케이트장을 지나고 나니, 이태원참사 합동 분향소가 보였다. 아이러니했다.
나도 모르게 줄을 서고, 분향을 했다.
사진을 제대로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아, 기도를 드렸다.
그곳에서는 꼭 평안하기를 빌었다.
분향소 옆에는 진상 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하고 있었다.
명단에 내 이름과 서명을 적었다.
그 옆에서 엣띤 얼굴에 한 청년을 보았다. 포스트잇에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나도 따라서 몇 자 적었다.
미안한 마음과, 아름다웠을 청춘을 잊지 않겠다고 적었다.
벽에 포스트잇을 붙였다. 옆에 있던 그 청년도 포스트잇을 붙였다.
청년도 미안함 마음을 적었다.
거기 적힌 대부부의 포스트 잇은 미안해하고,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 앞에서 무력감을 느꼈다.
천천히 그곳을 빠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