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사이 수영장에 익숙해졌다. 첫날의 어리바리는 온 데 간데없다.
오늘은 차가 없어서 걸어가기로 했다. 생각보다 별로 걸리지도 않았고, 추울까 봐 모자를 썼는데, 모자가 무색할 만큼 더웠다. 붐비는 시간보다 10분 전에 도착했다.
들어가자마자, 회원권 태그를 하고, 라커에 짐을 푼다.
후다닥 샤워실로 가서 씻고, 수영장 들어갈 준비를 한다. 역시나 조금만 늦었어도 샤워 못할 뻔했다.
초보강습반으로 가서, 발차기 연습부터 한다.
수영첫날 집으로 돌아가서 발차기가 이렇게 힘든 건 줄 모르고, 아이들에게 수영 발차기가 뭐가 힘드냐 했던 지난날을 사과했다. 아이들은 흔쾌히 사과를 받아주었다.
발차기 연습 후, 킥판을 들고, 발차기와 호흡을 같이 진행했다.
발차기가 잘되면, 호흡이 안 되고, 음파 호흡을 신경 쓰면 발차기가 안되고 총체적 난국이지만,
어제보다 호흡이 자연스러워져서 만족하고 있다. 음파 하다가 물도 먹었지만, 괜찮다.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내가 느끼고 있으니까!
시간이 금방 갔다. 힘들지만 재미있어서 그런가 보다.
강습이 끝나고 나오는데, 상급반이 아직 레인을 돌고 있었다. 숨을 헐떡이면서, 어깨를 휘둘러 강하게 앞으로 치고 나가는 모습이 역동적이다. 대부분 연세가 있으신데, 탄탄한 어깨와 건장한 체격을 가지고 계신다.
하루 이틀 해서는 나올 수 없는 몸이다. 꾸준히 관리하시는 모습에서 포스가 느껴진다.
옷을 챙겨 입고 나오는데, 춥지 않아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어왔다.
수영하기를 잘한 거 같다. 나는 뭘 배우면 금방 시들해지는 편이다.
처음에는 너무 신나서 열심히 열정을 다하다가, 작은 걸림돌이라도 있으면 쉽게 무너져 버린다.
이번에는 다짐을 해본다. 상급반의 그 어르신들처럼 계속해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