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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마음 따뜻하고 낭만적인 애플파이라니...

다음 달에 한 달 살기를 하러 먼 곳으로 떠날 예정이다.

아이의 졸업과 여행 준비로 마음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다가 지인의 연락을 받았다. 저번 모임에 얼굴을 보지 못해서 아쉽다고 내가 먼저 연락을 했더니, 일이 있어서 못 갔는데 혹시 시간이 되면 중간에서 보자는 연락이었다. 마음은 너무 가고 싶은데, 고민을 하다가, 가기 전에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극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약속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반갑게 인사들 나누었다. 미리 커피를 주문했다며, 센스 있게 말씀하신다.

그리고 앉아서 끝도 없이 수다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작은 종이가방을 하나 주시며, 동네에 맛있는 곳이라며, 아이들 가져다주라 신다. 세상에나 이리도 마음 따뜻한 분이 계시다니...  감사히 받겠다며 나도 모르게 덥석 끌어안았다!


그날의 수다는 정말 많은 주제가 있었다.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 남편이야기, 부모님 이야기 등등의 가족 이야기부터. 인간관계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까지 다양했다. 그러나 그 모든 대화에서 나는 그분의 삶에 대한 태도를 알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선한 성품인 그녀는 모두에게 따뜻하며,  누구나 상황에 따라 의도치 않게 오해가 생기고 그럴 수 있게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는 올곧음이 느껴졌다.


즐거운 수다 후에, 아쉬운 마음을 톡으로 전하니, 조심히 잘 다녀오고, 필요한 용품들을 친절히 안내해 주었다. 다시 한번 그녀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식탁 위에 그녀가 준 상자를 열었다. 세상 예쁘게 생긴 사과파이가 있었다. 크게 한입 베어 물었더니, 그녀가 보내준 따뜻한 응원처럼, 촉촉하고 폭신한 파이가 입안 한가득 퍼졌다. 향긋한 사과의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고 달큼한 파이의 향이 혀끝을 자극한다. 너무 따뜻하고 낭만적이 애플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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