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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졸업식

아들의 졸업식에서 고사축을 외친 여자

오늘 아들이 초등학교 졸업을 했다. 6년 전 이맘때쯤에 입학하는 아들이 걱정되어, 전전긍긍하던 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졸업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제일 먼저, 예약해 놓은 꽃집으로 향했다. 꽃 집 사장님께서 너무 이쁘게 만들어진 꽃다발을 종이가방에 넣어주시면서, 연휴 동안 꽃시장이 휴일이라서 구비된 꽃으로 준비했지만 최대한 많이 화려하게 만들었노라고 하시면서 건네주신다. 그리고는 새해 첫 주문이라고 작은 꽃다발을 하나 더 주셨다. 나도 모르게 팔짝팔짝 뛰었다.


학교로 들어서려는데, 먼저 수업을 마침 저학년 딸이 어디냐고 전화를 한다. 졸업식장으로 바로 오라고 하니, 알겠다고 한다. 딸아이에게 아까 꽃집 사장님께서 주신 작은 꽃다발을 건네면 있다가 오빠에게 건네주라고 했더니, 잘했다며 나를 칭찬해 준다.


졸업식이 시작하기 전에, 축전 영상이 틀어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아들이 편집한 영상이다.

아들은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걸 엄청 좋아한다. 동생과 드라마를 만들어 가족 상영회를 할 정도이다. 평소 영상을 만드는 아들을 눈여겨본 선생님께서 아들에게 편집을 부탁하셨다. 아들은 영상을 나노 단위로 쪼개 하나하나 자막을 달고, 재미있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아들이 만든 영상을 보니, 이제 샤부작 샤부작 혼자 뭐 만든다고 뭐라고 하면 안 될 것 같다. 생각보다, 잘 만들었다.


아들의 반으로 가서 아들을 찾았다. 아들을 보자마자 축하한다며 꽃다발을 주고 안아주었다. 아들도 나를 꼭 끌어안아 주었다. 약간은 긴장한 듯한 아들의 얼굴에서 복잡 미묘한 감정이 느껴진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섭섭할 것이고, 중학생이 된다는 걱정과 설렘이 공존할 것이다.


잠시 후, 졸업장 수여식이 있었다. 요즘 졸업식은 졸업생 전원에게 졸업장을 수여한다. 화면에는 아이들의 이름과 아이들이 받을 상이 띄워져 있었다. 아들은 친절 미소긍정상을 받았다. 아들 환한 미소가 화면 한가득 채워졌다.


졸업장을 받고, 부모님께 편지를 읽어주는 특별한 순서가 있었다. 졸업하는 친구들 모두 각자 부모님 앞에서 자신이 쓴 편지를 읽어주었다. 아들의 편지는 13년의 시간 동안 온 힘을 다해 키워주셔서 감사하고, 지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했다. 요즘 친구들과 놀기만 하고 엄마 아빠랑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중학교 가서 열심히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에는 우리 가족만의 암호인 고! 사! 축!( 고마워 사랑해 축복해)을 외쳤다.

친구와 노는 것이 당연한데, 아들은 미안하다고 했다. 너의 존재만으로도 축복인데 무슨 소리냐며 안아주었다. 나도 모르게 고사축을 외쳤다.


아들은 모를 것이다.

우리 부부가 아들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들의 존재가 우리 부부에게 어떤 의미인지...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 이미 효도는 다했다.

인생이 그리 만만하지 않을 테지만, 존재 만으로 사랑받았는 사실이 그 버팀목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졸업식이었지만, 우리 가족이 서로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서로를 이해하는 특별한 졸업식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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