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사의 수술은 예상 시간을 훨씬 넘긴 시간에야 끝이 났다.
수술이 끝났다는 문자를 받고 중환자실 앞에서 서성이던 우리들은 아무리 기다려도 사람이 나오지 않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수술실 간호사선생님과 집도하신 의사 선생님께서 나오셨다.
간호사 선생님께서는 정여사에게 필요한 물건과 간단한 확인사항을 알려주셨다.
담당의사 선생님은 수술이 잘 마무리되었고, 그 과정을 자세히 말씀해 주셨다.
예상했던 대로 임시 장루를 만들었고, 출혈은 심했지만 멈추는 것까지 보고 나왔기에 크게 문제는 없을 거라고 하셨다. 감사하다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중환자실에서 며칠 지켜보고 일반실로 옮겨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그렇게 혼란하고 다급했던 암센터에서의 하루가 끝났다.
다음날, 중환자실에 연락을 했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영상 통화가 가능하다고 하셨다.
우리 가족은 다 같이 핸드폰을 앞에서 기다렸다.
다시 전화벨이 울리고 정여사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힘들어 보였지만, 괜찮아 보였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신랑이 먼저 정여사에게 말을 건넸다.
"어머니~~! 괜찮으세요? 누워계셔도 여전히 이쁘세요~힘내세요~~"
"엄마! 진짜야! 환자복을 입어도 이쁘네~~ 내가 아는 70 대중에 엄마가 제일 이뻐~~~"
정여사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웃어주었다.
정여사는 화면 속에 손녀를 보고 이름을 부른다.
딸이 할머니를 향해서 말한다.
"할머니~ 아프지 마세요~"
짧은 정여사와의 통화를 마쳤다.
혼자 중환자실에 있으니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그러나, 지난밤을 생각하면 이 마저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새삼 깨닫는다.
나는 활동하고 있는 모임 단톡방에 정여사의 소식을 알렸다. 모두 한결같이 정여사의 쾌유를 빌어주었고 , 함께 기도해 주셨다.
잘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기도해 주는 그 마음이 얼마나 감사하고 큰 위로가 되는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넘어서면, 나도 누군가에게 내가 받은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표현하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