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그녀의 여름방학 첫날

by 재치있는 스텔라

그와 그녀의 방학이 시작되었다!

설레어 잠이 안 온다는 그와 그녀를 보면서, 어릴 적 나의 여름방학을 생각해 본다.

느지막이 일어나 식탁 위에 놓인 수박을 들고, 선풍기 앞으로 간다.

돌아가는 선풍기 앞에서 아~~~~~~~소리를 하며, 선풍기의 공명을 느꼈다.

맞벌이하시는 부모님, 고등학생 언니들은 아침 일찍 나가고, 조용한 거실에 내 목소리만 한가득이었다.

수박을 먹고, 옷을 챙겨 입고, 학원으로 갔다.

저녁이 되면, 언니들과 저녁을 먹고 미주알고주알 낄낄 깔깔 수다를 떨면 이미 하루는 저만치 가고 없었다.

밤늦도록 수다가 끝이 없어, 아침에는 늦잠 자기 일쑤였다.

그것이 아련한 나의 여름방학 일상이었다.


나를 닮은 건지, 그와 그녀도 밤늦도록 수다가 끝이 없다.

두 녀석의 에너지는 밤에 가장 왕성한 듯하다.

전날의 여파로, 오늘도 역시나 늦잠으로 방학 첫날을 맞이하는 그와 그녀이다.

일어나자마 밥 달라는 그녀와 지금은 먹지 않겠다는 그를 달래 식탁으로 오게 한다.

벌써부터 학교 급식의 고마움을 몸소 느낀다.

밥을 먹고 치우고, 과일을 챙겨주며, 청소를 시작한다.

이제 겨우 방학 첫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때마침 정여사에게 전화가 온다.

정여사에게 물었다.

애들 셋 키우며, 일하며, 시어머니 모시며, 수많은 방학을 어떻게 보냈느냐고....

그러자 정여사가 말한다.

"그때는 그게 재미있었어! 먹이고 키우는 재미로 살았어! 재미있어서 힘든 줄도 몰랐지"

정여사의 말을 듣고, 나는 또 반성한다!

잠시 잊고 있었다. 두 녀석의 엄마로 사는 재미를.....

분명 나중에 아이들과의 여름방학을 그리워할 때가 올 것이다.

그러면 그와 그녀에게 나도 정여사처럼 말해줘야겠다.

너희를 키우면서 재미있어서 힘든 줄도 몰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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