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어로 만든 짧은 습작 글입니다.
<술잔과 마주한 짧은 생각>
찰랑거리는 술잔을 내려놓았다.
넘길까 말까 하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옛 어른들 말씀에 마흔이 넘으면 밥 먹다가 밥을 자주 흘린다고 했다.
그만큼 생각이 많아 밥을 먹는 순간에도 생각이 멈추지 못하고, 젓가락을 멈추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늘 내가 딱 그 모양새이다.
역시, 고민이 있을 때, 술을 먹는 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거 같다.
그럴 때, 술을 먹으면 생각에 휩싸여, 술맛을 느낄 수 없다.
술에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하고, 취하지도 못한다.
그저 회피할 뿐이다.
마주 하기 무섭고 어려워 잠시 잊고자 한잔 술로 털어 넣지만 그건 정말 그때뿐이다.
삶은 수많은 선택과 수많은 문제 해결의 연속인 듯하다.
그래서 삶이 고통이라고 하는 거 같다.
그러나, 그 고통도 삶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그 또한 받아들일만하다.
받아들인 다는 건 긍정적으로 바라보라는 게 아니다.
그 고통도 온전히 나의 것임을 인지하라는 것이다.
늘 행복할 수도 없고, 늘 불행할 수도 없고, 멈추어 있어서도 안된다.
고통을 함께 버스에 탄 다른 승객처럼 생각하기로 한다.
기다렸다가 타고, 기다렸다가 내리는 여느 버스 승객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