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Nibbling

그녀의 이름

사진을 보고 쓴 묘사글 입니다.

by 재치있는 스텔라

주름진 여자의 손을 아들이 꼭 잡았다.

어린 시절 유난히 길고 가느다란 손을 가진 엄마의 손은 이제 그녀의 굴곡진 인생처럼 주름이 가득하다.

힘없이 늘어진 손등을 매만지며, 남자는 엄마를 달랜다.

“엄마! 많이 놀랬지?! 이제 괜찮아!

이 손으로 그림도 그리고, 미싱도 잘 돌리고, 요리도 잘했는데… 이제 이 팔찌 없으면 엄마 못 찾겠네…“

젊은 시절 한국화를 전공한 그녀는 실력이 좋아 여러 번의 전시회를 했고, 손재주가 남달라 아이들 옷이며, 이불이며 못 만드는 게 없었다.

요리는 또 얼마나 잘했는지, 집에서 만들지 못하는 것이 없어 아들의 친구들이 공부한다는 핑계 삼아 매일 밥을 먹으러 찾아왔다.

그런 그녀는 이제 왕년의 기억을 모두 잊어버렸다. 정확히는 최근 기억부터 완전히.....

그녀의 기억 속에 아들은 초등학생이었다.

아들은 근처 파출소에서 엄마를 찾았다.

기억이 와해된 그녀는 틈만 나면 집을 나갔다.

그러다가 그곳이 어디인지 그녀가 누구인지 금방 잊었다.

자신의 이름도 말할 수 없는 그녀는 경찰관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아들의 이름만 되뇐다.

경찰관이 안쓰러운 듯 말했다.

“처음에는 할머니 이름이 아드님 이름인 줄 알았어요 팔찌에 나와 있는 보호자 연락처 보고 전화 드렸어요~

어르신이 계속 아드님만 찾으시네요….”

울컥한 남자는 감사하는 말만 여러 번 반복하며, 놀란 엄마의 손을 매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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