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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연결 없음

인터넷이 삶에 깊게 침투한 줄 평소엔 몰랐던 여자


평화로운 토요일, 오후 나는 열심히 떡볶이를 만들고 있었다.

미술학원을 다녀온 아이들이 집에 오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이윽고 아이들이 도착해서 떡볶이를 맛있게 먹고, 한참을 치우고 있는데,

그와 그녀가 동시에 나에게 말했다.

"엄마! 인터넷이 안 되는 거 같아! 넷플릭스 안돼! "

"그래? 그러면 엄마가 전원을 다시 연결해 볼게~"


전원을 여러 번 껐다가 켜도, 인터넷이 되지 않았다.

TV도 안되고, 핸드폰도 안되고, 노트북도 먹통이었다.

세상에나 마상에나, 인터넷이 안되니, 갑자기 답답해졌다.

우리는 IPTV를 보지 않고, OTT 서비스만 이용하는데, 넷플릭스며 디즈니며 당연히 될 리가 없다.

물론 TV로 유튜브를 연결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TV나 핸드폰 노트북은 잘 기능을 하지만, 인터넷이 없으니, 그 기능이 한정적이다.

정확히는 무용지물이라고 해야 맞을 듯하다.

노트북에 열심히 써놓은 글 하나 올릴 수가 없고, 아이들 학교에 제출해야 할 서류를 출력하지도 못했다.

인터넷이 이렇게 나의 세상에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니......


당장, 고객센터에 연락을 한다.

어렵게 연결된 상담사님께서 말씀하시길!

아무래도 설치 기사님께서 방문을 하셔야 하는데, 빨라야 화요일 일 것 같다였다.

오늘이 토요일인데, 화요일이라니....

나야 사실 뭐 셀룰러 데이터를 이용하면 되지만, 아이들은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왜냐하면 일주일에 하루 핸드폰이 허락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사실 평일에도 살짝씩 보지만, 대외적으로는 토요일 하루이다.)


나는 이참에 인터넷 디톡스를 해보기로 한다.

아이들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고, 다음 주까지는 우리 집은 인터넷을 할 수 없음을 공표한다.

아이들은 금방 자기가 할 수 있는 놀이거리를 가지고 온다.

장난감이 재미가 없어지니, 탱탱볼 축구를 하자고 제안한다.

귀찮지만, 어떻게 할 수 있나? 열심히 핀잔을 먹으며 공을 찬다.

그러다가, 티격태격 그러다가, 티기타가 웃는다.

인터넷이 안되니, 좋은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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