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이 너무 다른 장가들 때문에 귀찮은 여자
요즘 해야 할 일들은 많은데,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개학하면 좀 수월해질 줄 알았는데, 어째 더 정신이 없는 거 같다.
아침엔 아이들 등교시키고, 집안일을 대충 해 놓고 나면, 1시가 된다.
1시면 둘째의 하교 시간이다.
편식이 심한 둘째는 학교 급식을 잘 안 먹는다.
맨밥만 먹고 오늘 날도 있다.
그런데, 맨밥이 아니라, 잡곡밥이 나오면 그 마저도 못 먹는다.
둘째는 후각과 미각이 예민하다 그래서 새로운 음식을 잘 시도하지 않는다.
아무튼 그렇게 대충 먹고 오는 날은 집에 오자마자 배고파한다.
오늘도 오자마자 배고프다 말한다.
일단 과일을 내어주고, 냉장고를 열어 내가 해줄 수 있는 간식을 말한다.
역시나 그녀의 마음에 드는 간식은 없다.
냉장고를 대충 보니, 햄과 계란이 있길래 김밥을 만들어 줄 테니 잠깐 기다리라고 했다.
부랴 부랴 김밥 만들 준비 태세를 갖춘다.
야채를 안 먹는 그녀를 위해 김밥에 딱 두 가지만 넣어준다. 햄과 계란
단무지도 넣지 않는다. 대신 계란은 아주 두껍게 넣어준다.
큰애는 어떤 야채도 다 잘 먹는다. 그런데, 야채가 없는 김밥은 별로 안 좋아한다.
냉장고를 뒤져보니, 당근만 있다. 급하게 당근도 채 썰어 볶는다.
큰애도 하교하고 집에 오면 분명 배고파하기 때문이다.
남편도 김밥을 엄청 좋아한다. 그런데 김밥을 아주 얇게 썰어 주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김밥 끝 부분 꽁지는 먹지 않는다.
휘뚜루마뚜루 재료를 준비하고, 구분해서 김밥을 말아본다.
장가들의 취향 맞춤 김밥이 완성되었다.
그녀를 위한 야채는 없지만 계란이 두꺼운 김밥
그를 위한 야채를 넣고 두꺼운 김밥
큰 장가를 위한 얇게 썰린 김밥 (사진을 못 찍었다. ㅠㅠ )
김밥을 한 가지로 통일하면 좋으련만.. 이런 걸 취향 존중이라고 해야겠지...
내가 아니면 누가 또 맞춰 줄 수 있겠나...
김밥을 내어주고, 또 고민에 빠졌다. 저녁은 뭐 먹지?
아 정말 밥 하다가 하루가 다 간다. 오늘 저녁에는 공부 좀 해야 하는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