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의 대화

아들의 말을 끊은 여자

밝은 표정으로 그가 들어왔다.

"엄마! 우리 내일 발표가 있는데, 우리 조 애들은 알아서 잘해서 나는 옆에 조 애들 도와 주려고~"

그는 신나서 말했다. 친구를 도와준다는 것이 기뻤던 아들은 스스로 대견한 표정이었다.

듣고 있던 나는 갑자기 의문이 생겼다.

"근데, 너희 조에서 네가 맡은 거 다 한 거야? 네가 맡은 거 안 하고 다른 조 도와준다는 건 아니지?"

"아니! 나는 뭐 할 게 없더라고 이미 우리 조 애들이 다 했어!"

"응?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맡은 일을 했다는 거야? 안 했다는 거야? 아니면 너한테 일을 안 줬다는 거야?

도움은 네가 한 일을 다 한 다음에나 도와주는 거야! 네 일도 다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도와?"

나는 연달아 질문을 던졌다.

"아우! 왜 자꾸 내 말을 끊어! 나 엄마랑 말 안 해!"


아들은 토라져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참 당황스러웠다. 조에서 맡은 일은 안 했다면, 아이가 규칙을 어긴 것임으로, 다른 아이들이 피해를 봤을 테고, 아이가 맡은 일이 없다는 건 아이가 조에서 배제했다는 건가 싶어서 조심스러웠다.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려 계속 질문을 하는데, 아들이 대화를 거부해 버렸다.

옆에 있던 딸에게 물었다.

"지금 이거 엄마가 잘못한 상황이야?"

"응! 엄마가 오빠말 끊었잖아! 오빠가 말 더 하고 싶어 했는데, 엄마가 중간에 말 잘랐어"

아뿔싸! 아들은 상황 설명을 더 하려 했는데, 내가 앞부분의 이야기만 듣고 말을 잘랐던 것이다.


나는 아들의 방으로 들어가 아들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아들! 미안해! 엄마가 듣지도 않고 말을 잘랐네! 너희 조에서 네가 맡은 일을 안 했다는 건 줄 알고, 엄마가 걱정돼서 그랬던 거야! 다시 한번 미안해! 다음에는 자르지 않고 이야기 들을게!"

아들은 알겠다며, 나를 힘껏 안아 주었다.걱정이 앞서서, 아들에게도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걸 잊어버렸다.

평소 아들에게 어른들이 이야기할 때는 중간에 대화를 끊지 말고, 기다렸다가 이야기가 다 끝나면 대화에 들어와야 함을 강조해 왔다. 그것이 예의라고 했다. 그리고 그건 너희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거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은 어른의 논리만 있었다. 어른이라는 위계로, 들으려 하지 않고, 이야기를 끊어 버린 것이다.

아들은 학교 생활을 잘하고 있는데, 엄마가 지레 겁을 먹고 아들을 못 믿어 버린 꼴이 되어버렸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아이들은 잘 하고 있으니까, 너무 앞서지 말기로 한다.

혹시나, 다음에도 또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계속 인지하고 있으니까, 언제 가는 바뀔 것이다.

너무 초조해 하지 않기로 한다.

우리 아들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고 따뜻한 아이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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