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T 야?

완전T인 남편과 완전 F인 아들과 사는 여자

얼마 전 요즘 한창 유행인 T 테스트를 가족에게 해봤다.

먼저 남편에게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여보! 내가 너~~무 우울하고 속상해서 빵을 샀어?"


남편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게 무슨 말이야? 말이 안 맞잖아~~"

나는 역시나 했다.

"이거 요즘 유행하는 T 테스트야! 너는 완전 T란 이야기지!"

"그럼?! 다른 사람들은 뭐라고 말해?"

"다른 F 인 사람들은 왜 우울해라고 먼저 물어본단다!"

남편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나를 봤다.


나는 전형적인 ENFFFFFFFFFP인 여자이고, 남편은 INTTTTTTTTTTTJ다.

MBTI 유형만 보더라도 그간 나의 노고가 여실히 드러나는 듯하다.

그 노고란, 매사에, 계획적이며, 팩트만 생각하는 남편과 맞춰 사는 F의 노고를 말한다.


잠시 후, 남편이 내게 와서 말했다.

"있다가 OO이 오면, OO이 한테 해보자!"

"그래! OO 이는 분명 F 일거야!"


한 시간 후, 하교하는 아들을 보자마자 내가 말했다

"OO아! 엄마가 오늘 너~ 무 속상하고 우울해서 빵을 샀어!"

남편은 두 눈을 크게 뜨며, OO의 입술을 쳐다본다.

아들은 가방을 책상에 걸면서 말한다.


"엄마! 왜 우울했어?"

나는 OO 이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역시 내 아들이야~~~ 내 아들이야~~~ 너는 내 맘을 아는구나~~~"


놀란 T남편이 우리 모자를 안으려고 다가왔다.

나는 T 밀치며, 말한다.

"너는 T야! 용의주도한 전략가는 저리 가시 지욧!!!!"


별거 아닌 테스트로 우리 집안에 분열이 일어났지만, 서로의 성향을 느껴보았던 즐거운 테스트였다.

우리 집을 기점으로 친정과 시댁에 여러 명에게 테스트를 해보았다.


우리 아이들을 제외하고 가장 감동적인 테스트 답변은 큰언니의

" 그래! 잘했어! 빵으로 우울함이 사라진다면, 잘했어!"였다.


그리고 가장 웃긴 답변은 시누이의

" 무슨 빵 샀어?"였다.

반백살이 넘은 그녀는 진심으로 무슨 빵인가 궁금했더랬다.


빨리 다음 테스트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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