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은 못 먹어도 삼청동 나들이가 신난 여자
오랜만에 친한 언니들을 만나러 갔다.
그녀들은 큰 아들 1학년 때 같은 반 엄마들이다.
지금은 멀리 이사 와서 자주 만날 수 없지만, 늘 마음은 그 동네 그 언니들과 함께였다.
올초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연락도 하지 않았는데, 언니들이 먼저 전화를 주고 찾아와 주었다.
잘 챙기지도 못했는데, 힘든 일에 먼저 나서서 찾아 준 고마운 사람들이다.
서로 바빠, 제대로 연락도 못했는데, 우연히 기회가 되어 기적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안국에 있는 유명한 베이글 가게에 갔다.
멀리서도 그 가게가 핫 한 게 눈에 들어온다.
아침부터 줄이 말도 못 한다.
아니, 평일 오전에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이야....
조금이라도, 빨리 줄을 서보려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그러나, 이미 대기 번호 500번이 넘어가 있었고,
포장을 하려면 4시간, 매장에서 먹으려면 6시간을 기다리라고 한다.
순간 귀를 의심한다. 뭐 4시간?
놀란 우리는 줄 선 사람들을 뒤로하고 다른 곳으로 향했다.
사실 만난 것 만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니, 빨리 다른 곳으로 가서 수다를 떨기로 한다.
지나가다가, 좋아 보이는 카페에 자리했다.
우리는 그동안의 회포를 수다로 풀었다.
어떻게 지냈느냐,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느냐, 서로의 MBTI, 1학년 시절에 있었던 일들...
수다는 끝이 없고, 우리의 웃음도 끝이 없었다.
한참을 수다를 떨다가 배가 고파져, 점심을 먹으러 갔다.
거기서 우리는 맥주로 배를 채우며 또 끝없는 수다를 떨었다.
별 이야기도 아닌데, 소녀들처럼 낄낄낄 깔깔깔 연신 웃어댔다.
만나서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비록 우리가 핫 한 베이글 가게는 가지 못 했지만, 함께 있는 것 자체 만으로 즐거운 일이라는 깨닫게 되었다.
서로 일상이 바빠 다음에는 언제 만날지 모르지만, 다음에 만나도 또 이렇게 즐거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