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텔레파시가 신기한 여자
매주 주말이면, 우리 온 가족은 앞동 사는 시누이네로 간다.
토요일 다 같이 모여서 우리만의 작은 파티를 연다.
맛있는 음식을 해먹기도 하고, 사 오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축구도 같이 본다.
이날만큼은 크리스마스처럼 모든 게 허용되는 날이다.
우리 아이들은 이 날만 기다린다.
아버님이 살아 계실 때 매주 아버님댁으로 다 같이 모이던 전통이 이어져 오는 샘이다.
한주 정도는 쉴 법도 하지만, 예외 없이 매주 토요일은 다 같이 모인다.
이렇게 친정식구들보다 더 자주 만나다 보니, 음식 텔레파시도 비슷해진다.
음식 텔레파시가 무엇이냐면, 꼭 먹고 싶고, 당기는 음식이 똑같이 생각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김밥이 먹고 싶어서 김밥 재료를 주문하면, 시누는 이미 김밥을 집에서 말고 있다.
또, 돈가스가 먹고 싶다고 하면, 시누는 이미 돼지고기를 사다가 망치로 두드리고 있다.
이번주말도 마찬가지였다.
집에서 한 돈가스가 먹고 싶었다. 아픈 허리 때문에 한의원을 출근하는 나에게는 가당치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는 시누이네로 갔다. 엘리베이터를 내리자마자, 돈가스 튀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돈가스를 했다고?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시누가 나와서 말한다.
"오늘은 카돈이야~~ 오랜만에 만들어봤어~~~"
"대박! 나 완전 돈가스 먹고 싶었는데... 언제 만들었어? 바빴겠네?"
또 한 번 음식 텔레파시에 놀라고 말았다. 함께한 세월이 많아서일까? 참으로 신기하다.
오늘 시누가 만든 음식은 카레 돈가스다.
튀긴 돈가스에 고기 없이 소스처럼 진하게 끓인 카레를 덮밥처럼 올려주는 우리 집 대표 음식이다.
카돈의 생명은 바삭하게 튀긴 돈가스가 아니다.
양파를 오랫동안 볶아서 캐러멜라이징이 된 후, 야채만 넣고 진하게 끌어낸 카레에 있다.
소스와 카레의 중간 정도가 점도가 되어야 밥이랑도 잘 섞이고, 돈가스와도 잘 어울린다.
오늘 시누의 카돈은 점도가 완벽에 가깝다.
순식간에 짭조름하고 부드러운 카돈을 해치웠다.
소스까지 하나도 남기 없이 밥과 비벼먹었다.
"언니~~ 나 진짜 잘 먹었어~~~"
그랬더니, 그녀가 말했다.
"역시! 우린 튀겨야 사나 봐~~"
부정할 수 없는 그녀의 말에 나는 탄복하듯 박수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