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두부찌개로 장사 권유를 받은 여자
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
"맛있는 순두부찌개를 먹고 싶어~시키는 거 말고"
"그래? 장터에서 사 온 순두부 있는데, 그걸로 만들어 줄게~"
"그런데, 파는 자극적인 맛으로 먹고 싶어~"
"오키~ 알겠어 그럼 다진 양념 사다 놓은 걸로 해보지요~"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나만의 의식으로 앞치마를 두른다.
두둥! 나름 비장한 각오로 라텍스 장갑을 끼고, 힘찬 응원의 박수를 쳐본다.
먼저, 달군 팬에, 다진파를 달달 볶는다.
파 향기가 달큼하게 올라오면, 고춧가루와 마늘, 양파를 넣고 볶아 고추기름을 만든다.
어느 정도 색이 올라오면, 해감한 바지락과 오징어를 볶는다.
바지락이 살짝 얼굴을 내밀면, 육수를 붓는다.
구비해 놓은 육수가 떨어졌으므로, 육수 코인으로 대체한다.
(내 요리의 히든카드라고나 할까?)
그리고, 사다 놓은 다진 양념 장과 연두를 넣고, 마지막으로 국간장으로 간을 한다.
살짝 짜게 해야 순두를 넣었을 때, 간이 맞는 듯하다.
이제 냉장고에 보관해 둔 자투리 야채를 털어 넣는다.
양파, 호박, 각종버섯을 남김없이 투하한다.
보글보글 찌개의 방울들이 올라오면, 순두부를 넣어준다.
슬슬 북창동 순두부집 냄새가 난다. 그러면 인원수만큼 계란을 투하하면 완성이다.
남편은 뜨거운 숟가락을 호호 불어가며 크게 한입 들이켰다.
"여보~ 너~~ 무 맛있어~~~"
"진짜?! 맛있다니까 좋구려~~ 많이 드시게나~~"
덩치에 비해서 식욕이 별로 없고, 입맛이 매우 예민한 신랑은 요즘 거의 1일 1 식이다.
그에 반해, 먹는 것에 비해 왜소한 나는 입맛이 굉장히 관대하다.
그래서 대부분 신랑의 입맛에 맞추는 편이다.
그런 신랑이 오랜만에 먹고 싶은 음식을 이야기해서, 아들에게 먹이듯 신나게 만들어 주었다.
신랑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아주 잘 먹었다고 고맙다고 했다.
이번에도 양 조절 실패로 냄비 가득 순두부가 남았는데, 남편이 장모님 댁에 가져다 드리고 싶다 했다.
때마침 다음날 언니가 놀러 왔기에 그 편에 순두부를 보냈다.
요거 그대로 냄비에 덥혀 먹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며칠 후 언니한테서 다급하게 전화가 왔다.
"야! 너 지금 글 쓸 때가 아니야~"
"왜? 왜? 무슨 일 있어?"
"너 지금 글 쓸 때가 아니야 순두부 장사 할 때야~ 순두부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 완전"
언니의 칭찬에 어깨가 한껏 올라간 나는 다음에도 순두부를 해준다며 웃었다.
우리 집 식탁의 순두부 하나로 두 집이 만족한 그런 날이었다.
특별할 것 하나 없다 하지만 , 이 소소한 일상이 모여서 특별한 날이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의 소소한 행복이 중요하다.
순두부는 소소한 행복에 재료가 되기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