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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슬기 Jul 27. 2019

연애와 결혼 그리고 고양이

저는 길을 걷다 보면 고양이들을 만나는 일이 많습니다.


특별한 능력은 아니고 제가 사는 동네에 고양이들이 많이 사는 것이겠지요.


집에서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지만 익숙해지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이들은 신기루처럼 눈에 보였다가 어느샌가 사라지고


반복하며 마음을 졸이게 합니다.


늘 고양이를 만나던 길을 지나며 오늘도 그 자리에는 고양이가 있을까 하며 마음을 졸입니다.


그런 김에 이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어떤 연인의 대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연인이 길을 걷던 중에 검은색과 흰색으로 버무려진 듯한 무늬를 하고 있는 고양이를 만나게 됩니다. 


고양이는 잠시 인간의 눈을 응시하고는 금세 사라집니다.


남자가 바로 이어 여자에게 말을 합니다.


“연애와 길고양이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글쎄”


“신기루와 같다는 거야”


“어째서?”


“생각하지도 못한 때에 갑자기 나타나서는


늘 같은 자리에 있을 것처럼 자리하다가 


익숙해졌을 즈음에 자리를 비운단 말이지”


“그럼 결혼은 신기루가 사라지지 않고 지속한다는 거야?”


“아니, 경험자의 말에 따르면 ‘불가사의’라고 하더라고”


“불가사의?”


“응, 연애하던 중에 눈에 뭔가 들어간 거 같아서 손으로


힘껏 비비고 눈을 제대로 떠보니 자신이 결혼식장에 


서 있더란 말이지.”


순간 보드라운 바람이 불어 연인을 감싸고 지나간다.


그리고 여자가 말한다.


“자기야 잠깐만, 나 지금 눈에 먼지가 들어간 거 같아”


“!!!”

그림. 홍슬기


믿거나 말거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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