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4월 24일 수요일,
오늘 날씨 흐림, 색깔은 밝은 회색.
이번 주 내내 비 소식이 있어서 우산이랑 친해져야 할 것 같다. 날은 점점 더워지고 습도는 높아서 꿉꿉한 느낌이 좋지는 않다. 더군다나 어젯밤에 둘 다 또 뒤척이다가 잠이 들었다. 잠들려고 하면 말을 걸고, 남편이 잠이 들 때쯤에 ‘자냐’며 물어봐서 깨워버렸다. 어제의 교훈은 ‘커피를 적게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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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났다.
집순이는 집을 탈출할 기회가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이랑 밥 대신에 빵파티를 열기로 한다. 그리고 우리의 만남은 동네빵집. 그녀가 원했던 파바게트, 내가 먹고 싶은 카야버터브레첼, 그리고 초코케이크랑 치아바타까지 골고루 담는다. 그동안 쌓아둔, 모아놓은 우리의 얘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실컷 떠들다보니 4시간이 훌쩍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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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은지 카모마일 한 병을 추가했다. 막걸리 주전자를 추가하듯 주문을 하고, 물도 몇 번이나 떠와서 실컷 마셨다. 내가 낯선 대구에서 적응을 하고 잘 지낼 수 있었던 건 내 곁 사람들(남편, 작가님), 동네빵집과 시장 덕분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서로 물개박수를 치며 공감을 하며, 감사함을 느끼는 게 많았던 오늘. 꾸준히의 힘을 믿으며 계속 나아가자며 약속을 했다. 둘이서 큰 다짐을 하고 파이팅을 외친다고 식빵이 다 팔리고 없다.. 아쉽지만 내 손엔 또 다른 빵 두 개가 덜렁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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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메뉴는 미리 예고한대로 굴떡국.
멸치, 다시마, 홍합가루를 넣고 육수를 만들었다. 굴이랑 만두, 국간장를 넣어서 팔팔 끓이면 완성. 달걀, 김 고명은 넣어도 되고 안넣어도 되지만 나는 넣었지롱. 걸쭉하게 마시고 그릇을 깨끗이 비운다. 내가 어떤 음식을 하든 맛있게 먹어주는남편, 내일도 굴떡국이라는 걸 알랑가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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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장보러 가자고 했는데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 ‘농구하러 가자’는 말에 바로 벌떡 일어나 옷을 갈아입는 이숭이. 농구게임은 나를 부지런하고 바쁘게 만든다. 오늘도 땀을 줄줄 흘릴만큼 공을 던졌다. 마지막 몇 점차이로 못넘어 갔을 때는 세상 속상했다.. 다음에는 더 잘할테야!!!!! 평소에 안먹어본 과자, 아니면 좀 세련된 과자를 먹어보자며 몇 개를 집어 들었다. 진미채, 마늘, 우유, 치즈를 담고 집에 돌아온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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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빼먹지 않고 하나하나씩 해나가는 나.
영어공부, 감사일기, 일기를 쓰면서 차곡차곡 나의 하루를 채워가는 즐거움이 있는 반면에 피곤하고 힘들 때도 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내가 감사한 날. 오늘부터는 일기도 복사해서 따로 저장해야지, 헤헤. 내가 좋아하는 일, 내 취향으로 가득한 나날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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